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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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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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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BY paty213 2003-05-02

여전히 돌아오는 동안에도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남편은, 운 흔적이 영역하다며 눈치를 살피며 운전을한다.
"수정엄마 왜그냐? 너희들 사고쳤냐?"
"아~~아냐. 우리 아니야, 나도 몰라. 안~ 울었는데...엄마 울었어?"
"누가 울어! 니 아빠가 울었나보다-."
민정과 헤어지면서 일단 시현씨가 오면 연락하라고 했지만 그사이 아이들 밥이나 먹일 수 있을지.......
"벌써, 집이네.비오는 날 일찍들 안들어가고 왜들 돌아다닌데."
"당신은? 그 멀리 남양주까지 가고선.나 착하지? 처자식 놀으라고 데려다줘.데리고와. "
"으응~~ 고마와요."
"이것봐.뭔일이야. 존댓말 나오네. 내가 문젠거야? 민정씨네 가보니까
우리 사는게 한심해서 기분이 그래? 운거 맞지?"
"아니라니까~~~~ 넘겨 집기는. 나 이상없어."
사람 사는게 언제나 해피할 수 만은 없지않은가. 또다른 길을 가야한다면 용기를 내는것이 우선이리라.
지금쯤 민정은 뭘할까, 함께 있어야 했는데 ...
얽힌 실타래를 그냥 던져둘 수 없는것을. 풀어야 한다면 두려워 하지말자고 얘기하고싶다.
각자 짊어진 무게만큼 견뎌야하는 모양이다.
새로난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길은 크게 넓혔는데 양쪽 길가로 저녁이 되어서인지 주차를 한 차들이 줄을 서있다.
언젠가 또 한번 정비한다고 시끄러울 소지가 있는데 사람들은 순간 편하고자 한다.나중에 낭패를 볼걸 알면서......
아파트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뒤에서 바시락거린다.
"엄마, 근데 현이 말이야,지동생 또 생기면 자긴 더 미워할거래. 그게 무슨 소리야. 개네 엄마랑 아빠랑 현이 미워해?"
깜짝 놀랐다. 아이는 그동안 상처받은 모양이다. 6살인 아이의 생각속에도 어느새 자기에게 주어진것에 대한 체념이 생긴것일까!
"무슨. 그런말이 어딨어? 야, 동생 생기면 부모들이 형들은 미워하냐?
그럼 너도 우리가 미워한다고 생각해?"
"아아니,아빤~ 내가 그러나. 아까 현이가 자기는 엄마아빠가 더 미워할거래. 은이도 이제 미워할거래. 그러니까. 자기는 은이만 예뻐하고 남동생 나면 걘 미워할거래."
남편과 수정이는 한참을 옥신각신한다. 수진이는 갸우뚱거린다.
아마도 현이는 민정이와 시현씨의 싸움을 보았으리라. 그리고 부모 자신도 모르게 동생에게 친절한것이 자기를 미워한다고 생각할 수 도 있었으리라.
나역시, 동생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정이를 더 몰아친다고 남편에게 잔소리를 들었으니까.
"다왔어. 아빠 언니랑 왜그래? 난 아닌데. 현이가 은이보다 크니까 그런건데,그렇지 엄마?"
"어엉, 내리자. 어서 들어가서 씻고 자자. 수정이 너 이 또 안닦으면 알아서해."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나온다.
아이들은 비가 내리는 주차장을 뛰어서 어느새 엘레베이터 앞에 서있다.
남편도 뛴다.
이 비를 맞고 싶다.
사람들이 비를 맞으면서 나쁜기억들을 지우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터덜 터덜되고싶다.그런데 다들 날 기다리고있다. 먹이를 기다리는 어린새들처럼.
내일은 비가 그쳤으면 싶다. 새로운 소식이 날아들었으면 따스한 기운이 그리워진다.
손짓을 한다. 엘레베이터를 잡고 들어가있다.
"먼저 올라가 ."계단을 오르며 소리를 질렀다.
엘레베이터의 문이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