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93

바람이 뭐길래


BY 자유로운 하늘 2003-03-27

x월 x일

동네 아줌마 한분이 놀러오셔서 함께 차를 마셨다.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를 하던중에
갑자기 이 아줌마 눈물이 글썽글썽...

"왜그러세요?"

물어보았더니 글쎄, 남편이 바람을 피는거 같다고했다
여자는 직감이 강하다.
언제부터인가 안바르던 화장품을 바르고
거울을 오래보기 시작했다는 아저씨.

구멍난 양발쯤 아무렇지 않게
신고 나가던 그사람이 어느날.
하나하나 깔끔해지고 잔소리가 늘었다고한다.

그뿐아니라
아줌마에 대한 타박이 늘었다고 한다.
맨날 집에서 뭘 하길래
헝크러진 머리, 펑퍼짐한 몸매, 무뚝뚝한 표정...
정말 어느거하나 맘에 안든다면서
신경질을 내더란다.

아줌마 내게 하소연 하신다.
내가 일부러 그랬냐시면서
아줌마 말씀을 알기에 안타까웠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들어주었다.

눈만뜨면 광고의 홍수속에
이쁘고 날씬한 미녀들이 보이고,
거리만 봐두 대한민국은 미인천국?
이랄만큼 정말이지 너두나도 둘째라면 서러울만큼인데
이제 이 아줌마는 어디에 서야할까?

남편내조 잘하고
아이 잘 기르고
시댁어른 공양잘하고
나름대로 자신의 위치에서 알뜰살뜰 아끼며
최선을 다해 살아온 아줌마

어느날 돌아보니, 남아야할 보람도
칭찬도 모두 자기몫이 아닌거 같다며
울먹이시는데 마음이 안됐다.

바람이 뭐길래....
이렇게 아줌마를 울리는지.
청춘은 오래가지 않으리라.

지금 비록 그아저씨 젊고 체력된다고
밖으로 나돌지만
어쩌면 나중에 나이들어서
할일 없어지면 마누라보면서
놀아줘~ 제발 나도 좀 봐줘~라며
사정하게 되는날도 오지 않을까.

아내란 자리는...
힘들고도 어렵다.
아줌마란 자리가 새삼스레
엄청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이 오늘 문득 들었다

그래서 지금도 어디선가 열심히 사는 많은 아줌마들이
대단하단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