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소중하다]
x월 x일
얼마전에 시부모님이 오셨다. 전화도 없이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아이고 어쩌나 오늘따라 집안은 왜이리 지저분한지
너..맨날 이러고 사는거 아니냐?..라는 말을 하실까봐
은근히 걱정이된다.
우리끼리야 그냥 있는반찬에 밥놓고 찌게하나 더 놓고
먹음되는데 어디 그런가. 그래도 모처럼 오셨다고 동물원도 모시고가고, 맛있는 음식도 사드렸다.
그뿐인가 불편함이 있을까봐 열심히 열심히
살피고 해드리고...아무튼 묵고가신 몇일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힘들게 보냈다.
가시는길에도 차비하시라며 돈을 드렸더니 흡족한 표정으로
잘있으라며 돌아가셨다. 휴우ㅡ
이번엔 친정엄마가 오셨다. 그동안 자란 귀여운 토끼들이 보고프다며 오시자마자 아이들 안부부터 물어오신다.
너무 반가워 앉자마자 집안이야기며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며
시간가는줄 몰랐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 어쩐지 안좋은 표정을 지으며
장모님 언제 가실거냔다
오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섭섭함이 밀려온다. 자기부모님 오셨을때 나는
없는돈에 모시고 동물원가고 사드리고
가실때 차비까지 쥐어드렸건만
그렇다고 울엄마가 뭐 얻어먹으로 오신것도 아니시고
어쩌다 정말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을건데 말이다.
ㅠ ㅠ
그다음날 남편은 회식있다면서 늦게 와버렸다.
왠지 슬금슬금 엄마가 눈치를 보신다.
"엄마 그러지마~"라고 해도 자꾸만 그러신다.
마음이 아펐다. ㅜ ㅜ
안되겠다 싶어서 엄마랑 애들하고 삼겹살집으로 고기를 먹으러갔다.
나쁜 남편
이럴때 장모님 드세요 아~하면서 고기좀 싸드리면 좀좋아.
힘내라고 얼마전에 지어준 보약을 다시 물리고 싶어진다
그렇게 엄마는 떠나셨다.
가시는 모습이 어찌나 맘아프던지!
잘가라며 손흔드는데 어쩐지 눈물이 난다.
엄마 딸자식은 다 이런건가봐
딸키우면 소용없는건가봐.
엄마 미안해---
엄마가 가신후 얼마나 울었나 모른다.
뒤늦게 들어온 남편에게 참지못하고
다다다다다...퍼붓고 말았다.
오늘따라 잠이 안든 작은딸아이가 듣고있다가
한마디 했다.
"괜챦아 엄마 이담에 나도 아빠한테 그럴테니까."
그말에 남편은 귀가 번쩍 뜨이는 느낌이었나보다
자기에게도 딸이있었고
언젠가 자신도 장인이 될거란 생각이
후회를 하게 했나보다
남편이 전화기로 달려가더니 쪼르르 집으로 전화를 건다.
"장모님 왜 벌써 가셨어요? 제가 맛난거 사드릴려고했는데."
라며.
빈말이라도 그제서야 마음이 눈녹듯 풀렸다.
있을때 좀 잘하지~!!
시부모,친정부모 굳이 가르는거
나쁘다고 본다. 어느부모가 자식 안귀하게 키울까.
내거먼저 주고싶고 좋은거 먹이고 입히고
안전하게 잘 키우고싶은건 모든 부모의 맘인것을...
모두다 똑같이 소중하다.
남편들이여
시부모 대접을 해드리길 바라는가?
그렇다면 자신들도 친정부모님들을 대접하라!
그럼 아내들역시 더 잘하려 노력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