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잘하는 짓인지 아님 일을 영 그르치는 진 알 수 없었으나 그
제서야 큰언니옆에 식구들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었다.
그나마 집에서도 마지막 남은 나마저 결혼한지 1년이 지난터라 북적대던 집이 절간같다며 가끔은 밤에 도둑이 들어오는 건 아닌가 하며 혼자사는 집이 적적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하다는 엄마의 푸념도 간간히 있었던지라 쉽사리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엄마는 언제라도 큰언니와 합치고 싶어했었지만 못된 동생들이
혹여라도 성깔 부라리며 한마디 툭 던지는 말로 큰언니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게 되는 일이 생길까봐 지레 겁을 먹으시고 속으로만 끙끙 앓아오셨으니 우리들의 제의는 너무나 반가운 것이었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큰언니는 식구들의 제의를 보기좋게 거절했었다.
마치 우리 동생들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 보고 있는 것 마냥 그렇게 반가운 표정도 아니었었다. 이제껏 혼자 살았는데 굳이 갑자기 합친다는게 큰언니로서는 오히려 누가 간섭하는 것 같아 싫다는 이유를 들어가며 엄마로서는 조금 서운한 뜻을 밝히고 있었었다.
큰언니의 그런 반응에 엄만 조금 서운해 하셨겠지만 바로 우리들과는 달리 큰언니를 설득하기 시작하셨다. 지금 살고 있는 전세금을 큰언니 앞으로 적금해 두고 그냥 엄마집에서 살면 너도 돈모아 좋고 또 나도 너랑 밥 같이 먹으면서 혼자 살고 있는 너 걱정안해도 된다면서 조곤조곤 큰언닐 설득하셨었다. 거기에 힘입어 이제 늙으신 엄말 큰언니가 모시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우리들의 간곡한(?) 협박까지 더이상 버티기 힘들게 매일같이 졸라댔었다.
드디어 큰언닌 엄마와 함께 살게되었었구 우리들은 큰 시름을 덜은 것마냥 조금은 후련해 하고 있었었다.
그렇지만 엄마와 큰언닌 같이 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지쳐가기 시작했었다.
큰언닌 일을 마친 후에도 곧바로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며매일 친구들을 만난다. 또 무슨 언니들과 약속이 있다. 아님 일이 많아서 일찍 들어갈 수 없다는 다양한 이유들로 항상 한밤중이나 되어서야 집에 들어갔었었구 엄만 큰언니가 들어오기 전까진 이런저런 걱정들로 저녁에 맘 편해 본적이 없어진 것이었다.
또 큰언닌 큰언니데로 늦게 퇴근해 들어올라치면 엄마가 항상 큰길이나 집앞에서 큰언닐 기다리고 있어 부담스럽게 했으며 이래저래 뭐해라 조심해라 하는 엄마와 매일을 툭탁이고 있었었다.
가장 서로를 이해하면서 말도 잘 통하는 두 모녀간이었지만 다 큰 딸로서는 엄마의 잔소리가 싫었었구 엄마로선 그나마 같이 살면서 알콩달콩 잔잔한 얘기라도 나누고 싶었었는데 전혀 그럴 시간도 없거니와 오히려 엄만 큰언니 뒤치닥거리 해주느라고 더 힘들어 하고 있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었다.
우리 큰언닌 식구들과 같이 지낸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런지 자꾸만 서로가 더 상처를 받게 되고 그러다가 결국에 큰언닌 엄마에게 다시 독립을 하겠다고 얘기하기까지 되었고 옳다구나 하고 엄마도 큰언닐 훌훌 내보내시고야 마셨었다.
엄마한테서 큰언니가 다시 나간다는 애길 듣고 엄말 참 원망했었었다.
어떻게 엄마마저 큰언니한테 그러냐면서 난 엄마에게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내보이고 있었었다.
하지만 엄만 예전에 큰언니랑 같이 살지 않았을 때와는 달리 큰언닐
불쾌하게 생각하셨었다.
한없이 이해를 하고 싶어져도 다른 한편에선 자꾸만 달리 가는 큰딸이
혹 뭐가 씌여서 저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시는 것이었었다.
엄마가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될 정도였다는 게 놀라웠었으며 또 뭔가 우리들이 모르는 일이 있음을 예감하게 되었었다.
그 불길한 예감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으며 우리들은 정말 할 말을 잃게 되었었다.
큰언닌 남자를 알고 있었으며 그 남자완 깊은 관계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