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절부절 못하는 폼새가 사고의 당사자인 것 같아 대뜸 쌍심지 눈을 치켜들고 그를 봤었다. 그때 큰언니가 하는 말..
'인사해라. 내 친구다. 이쪽은 내 동생...'
뭐어.....
뜨악 했다. 친구라니...언제 우리들이 모르는 친구가 그것도 남자친구가 있단 말인가 하고 난 표정에 그대로 내 심정을 드러내 놓고 있었었다. 그는 내게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하고 약간은 진정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었다. 난 화가 나기 시작했었다.
단지 그가 큰언니 옆에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내몸에선 심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듯 했었다.
내 근무처와 가까운 병원에 입원해 있다 해서 허겁지겁 달려온 내꼴만 우습게 여겨졌으며, 웬지 내가 들어설 공간이 아닌것만 같았다.
무엇보다도 난 큰언니에게서 심한 배신감마저 느꼈었다.
큰언닌 아주 간단히 친구라고만 소개했고, 난 뒤가 마려운 강아지마냥 병실 빠져나오는데 급급했었다.
저녁 늦게 통화한 작은언니에게서 더 많은 사실을 알게되었다.
큰언닌 홀로 살면서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지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주말이면 가까운 산을 오가는 산악동호회에도 가입하게 되었었다.병실에서 본 그 사내는 그 산악회원중의 한사람이었으며 큰언닌 그저 그런 친구사이라고만 말을 했었었다.
'그라믄 그냥 친구사이가 와 병원에 있는데?'하고 난 마치 사건의 당사자를 추궁하는 것처럼 작은언니에게 쏘아붙이고 있었다.
'그게.....'
친구라는 그가 우연잖게 큰언니의 가게 근처까지 업무차 오게 되어서
큰언니에게 전화해 근처 가까운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했고, 그의 차를 타고 가게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차로로 뛰어든 어린애를 보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게 되었었다. 그리고 그 급정거로 그만 뒤따르던 가속 붙은 트럭이 부딪혀 목에 기부스를 하게 ?榮募?얘기였었다.
그러니 괜히 본인때문에 큰언니가 사고가 났다해서 병원까지 오게 된거구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에 안절부절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그러면서도 뭔가 미덥지 않은 구석이 있음을 작은언니또한 깔끔하게 설명해 가지 못한데서 우리들은 적잖이 동요하기 시작했었다.
난 큰언니가 남자를 곁에 둔다는 것 만도 마음이 편안치가 못했다.
이제껏 큰언니가 남자로 인해 힘들었으면 힘들었지 결코 삶의 희열은 커녕 작은 기대감조차 갖지 못하고 산 걸 알기에 도저히 진정이 되지가 않았었다.
큰언닌 사고후 한 일주일 가량 입원후 퇴원을 했었다.
난 병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자주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었었구 그곳에서 그의 얼굴을 죽 봐왔던 것 같았었다.
그때마다 생둥한 표정으로 큰언니랑 눈인사 한번 하곤 병원을 나와 버리기 일수니 그도 나같은 동생이 참 무정해 보였으리라 본다.
병원에 갈때마다 그가 큰언니 옆에 있어서 큰언니에게 뭐라고 말할 틈도 없었지만 큰언닌 나의 생둥함에서 내 속마음을 읽었을 거라고 생각했고 더이상의 진도는 나가지 말아달라는 무언의 압력이었음을 큰언니도 알고 있었으리라.
퇴원후 엄마는 큰언니에게서 그에 대한 프로필을 알아낼려고 안달이었지만 큰언닌 그에 대해선 그저 친구라고만 말을 할뿐 더 이상에 대해선 언제나 노코멘트일 뿐이었었다.
큰언니의 그런 반응에 난 괜찮겠지 괜찮겠지 하며 나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안도하고 있었었다.
그래 친구일 뿐이야....친구...
그후로 그에 대한 언급은 가끔씩 엄마가 말을 비췄을 뿐 그 누구도 입에 올리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우리 동생들은 그때부터 큰언닐 혼자두면 안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었다. 그제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