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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담배회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진료비를 배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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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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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BY 향기지기 2003-01-11

드디어 소효가 오는 날이다.
아침부터 부산한 쪽은 지현의 엄마인 강여사.
신혼방을 일주일 정도 아들 혼자 썼으니 남자 냄새가 날 것 같아 며느리 경대에 올려진 리프레시 향을 뿌렸다. 그리고 침대위에 시트를 정리 했으며, 며느리가 좋아할 법한 음식. 특히 아들에게 며칠 전부터 정력에 좋다는 인삼을 먹이고 있다.
그리고 유명한 한의원에 가서 임신에 좋은 한약을 며느리에게 주기 위해 사오기도 했다.
딩동! 드디어 며느리와 마중을 간 아들 지현이 왔다.
"어머님 다녀왔습니다"
"그래. 아가 수고했다. 피곤했지?"
"네, 좀 힘들었어요!"
며느리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보다 얼굴 빛이 더욱 안 좋았다
의사 초창기에는 힘들다는 말을 들어봐서 같은 여자로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집안을 봐서는 손주를 보긴 봐야 한다.
같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강여사는 방으로 소효를 불렀다.
"아가!"이거!" 강여사가 내민 것은 한약.
"어머니 "
"몸에 좋다고 해서 지어왔다. 규칙적으로 먹으며 좋다고 하더라."
강여사는 직접 임신에 좋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나이도 어릴뿐더러 아직 임신에는 전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챘기때문이다
"저 며느리 노릇도 제대로 못하는데 이렇게 예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고맙지. 이렇게 똑똑하고 예쁜데 내 며느리가 되줘서...
힘들텐데 들어가 쉬어라"

소효는 욕조에 아주 더운물을 받아 2시간째 누워 있었다.
온 몸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 들어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똑똑! 노크 소리에 이어 지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너 대체 뭐한다고 나오질 않냐?"
"왜? 화장실 쓰게?"
"밖에 있는 사람 생각도 해줘야지. 오랜만에 얼굴 좀 볼려고 했더니 나오질 않냐?"
"나간다 나가. 치사해서... 그 놈의 얼굴 싫증 나도록 평생 볼텐데"
투덜거리며 나왔고, 가운을 걸쳐 입은 지현의 표정에 그녀는 기가 찼다.
"지현씨, 오늘 아주 조심해야 되는 날이란거 알어?"
"그런가?"
지현은 괜히 뭔가 들킨것처럼 당황해 달력을 보며 숫자 셈을 했다.
당연히 알고 있다. 그녀의 생리주기 까지 꿰뚫고 있는데...
"그러니깐 괜히 수 쓰지마. 키스 이외에는 용납 못해"
"너무 심하다. 오늘 하룬데..."
"그래도 어쩔수 없어."
소효는 침대에 대자로 누웠다
"역시 내 침대가 젤로 좋다"
지현은 그 틈을 타 소효를 덮쳤다.
"지현씨 미쳤어?"
"뭐가 어때? 내 마누란데"
지현은 급히 소효의 가운을 풀었고, 자신의 가운도 어색하게 벗어 던졌다. 더듬더듬 은은한 불빛도 꺼버렸다.
피하려는 소효의 몸짓은 지현을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목덜미 부터 시작해 가슴을 지나 온몸을 그의 손이 순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효의 표정은 일그러 지고 있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아이는 그야 말로 시한폭탄과 다름 없다.
화장실 갈틈 조차 주지 않는 것이 인턴이다.
거기다가 생리때만 되도 온 신경이 예민해 지는데, 임신을 하게 된다면... 상상조차 안되었다.
"그만해!"
소효의 고함 소리와 맞춰 침대 시트와 함께 떨어진건 지현이었다.
"욱!"
"... 싫다고 했잖아."
"지금 내가 널 강간 하는 거야?"
"미안해. 근데 오늘은 안된다구!"
"그래. 내가 생각이 짧았다."
지현은 땅에 떨어진 가운을 걸쳐 입고 담배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소효는 침대 시트로 자신의 나체를 가렸다.
그래 자신 또한 사랑하는 이와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더군다나 오늘은 배란일이다.
베란다에 서서 씁쓸하게 몸에도 좋지 않은 담배를 피울 지현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적지 않게 자존심이 상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