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웃었다.한 밤 중에 일어나 웃다니. 아니, 이 꼭두새벽에....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을 본 게 엊그제다.
그녀의 글도 글이지만 그녀에겐 ‘이혼녀의 상황’이 더욱 궁금했다.
오히려 위자료를 요구한다는 전 남편.
차라리,
그녀에게, 너 이제 갑부니까 나 돈 좀 줘 라고 구걸하면 주겠다. 눈이 똥그래질만큼, 그러나 애써 큰 돈은 아니라는 식의 ‘얼버무림 표정’을 낱낱이 보고 싶은 게다.
사실은 나도 이혼을 하고 싶은 게 다.
이혼을 한 후 내가 성공할 필요도 없고, 젤 잘 난 척 으스대고 싶은 맘도 없다.
그냥 이혼이 하고 싶다.
이 남자와는 더 살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많이 살아봐서이다.
더 살아도 영광은커녕 슬픔만 덧붙이게 생겼거든. 후후후.
나는 원래 내가 이렇게 살게 될 줄은 몰랐다.
한 밤 중에 세월을 돌아보고 그리워하고 회한하다니...
그럴 줄은 몰랐다.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대도 행복하게 지낼 거라고 여겼다.
그만큼 자신 있었던 게다.
사실은 그녀의 미모로 봐선 꿈도 야무지게 꿨네 라고 말해줄 판이다.
언제부턴가 그녀는 미모에 자신감을 가졌다.
이제 그녀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나는 국민 학교 5학년이었던 때의 그녀를 기억한다.
그녀는 4학년 말인 2월을 겪고 있었다.
학교건물의 한 쪽 담벼락에 기대고 우울해 했다, 난.
어떤 담임을 만날까?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머릿속이 휑뎅그리 휘 들어 졌다.
양지 바른 그 건물 벽에 찬 기운을 느끼며 그녀는 자기를 아는 누가 다가와 주길 기다리며 있었다.
그냥 있었다.
단지 5학년 3반이라는 정보만 있고.
누군가가 다가왔다.
한 반이라며 잘 지내자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말했다. 그래서 그녀는 웃었다. 웃는 건 인정하는 것이고 내성적인 그녀가 마음의 벽을 깨부수는 작업이다.
그리고 운동장에 섰다.
선생님이 발표되어도 아무런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
우리들 중의 누구도
나에겐 관심을 안 가졌다. 그냥 어떤 아이였으니깐.
사실은 그냥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