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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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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하니 2002-12-29

현주는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었다.
그녀는 자기자신의 현실이 싫었던 것이다.영원히 이대로
눈을 감고 사라지고싶었다.
며칠전 그녀는 이혼을 결심했다.하지만 당장이 아닌 먼훗날
보기좋게 깡통을 발로 차듯 남편을 당당하게 차버릴 거라고
생각하자 그래도 입가에 뜻모를 미소가 번졌다.
사실 현주는 독신녀였다.그만큼 남자에 대한 믿음은
그녀의 기억속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집에만 오면 엄마를 구타하고 돈은 가뭄에 콩나듯이 벌어주며
큰소리만 땅땅치고 티비에 들어갈 것처럼 티비에만 눈을
고정하던 아버지.
무엇보다 담배냄새 술냄새가 싫었다.아빠의 냄새가 싫었다.
아빠가 무서웠다.
현주는 아빠를 통해 남자에 대한 그 무심함과 자기만 생각하는
지독한 이기심을 보게된 것이다.언제나 아빠에게
구박아닌 구박을 당하면서도 그놈의 알량한 돈몇푼을 위해서 아빠에게
솔직함이 아닌 치사하지만 절절맬 수밖에 없던 엄마가
한편으로는 불쌍하고 한편으로는 미웠다.
엄마가 사회에 나갈 용기가 없었으면서 아빠에게 매맞으면서도
너희들을 위해서 이혼못한다는 소리는 귀에 못이 박은 현주다.
현주는 가슴이 답답했다.
무엇보다 답답한건 자신이 엄마와 같은 처지가 될지 모른다는
이렇게 나이만 먹는건 아닐까라는 두려움때문이었다.
현주는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했다.하지만 자기자신이 나약하다는
것또한 잘 알고있었다.부지런하고 돈 잘벌고 애들 잘키우는
그런 여자들이 부러웠다.그런여자들은 남편의 비위를 맞출 필요가
없는 듯이 보였다.
새벽에 관계하기싫다고 남편에게 말하지 못하는 자기자신이 한심했다.
그렇다. 이제 변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녀의 마음속에선 이건 아니야 이건 아니야 라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또하나의 현주가 이렇게 외쳐대고 있었던
것이다. 날개를 펴자.
내가 원하는 인생을 위해 훨훨 날아보자라고
머릿속으로는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을 몇십마리나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는 사랑하는 세살박이 딸이 천사의 모습을하고
자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