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쯤 오피스텔 근처에서 만나 아.점을 먹었다.
혼자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나와 선배도 아침을 잘 챙기지 않았다.
선배처럼 빈속에 커피가 받지 않는 난 우유는 마시고 나온다.
곤색 면티에 아이보리 면바지....
쿨워터의 시원한 향....
머리를 감았는지 바람에 조금 헝클어져 있었다.
원래 화장을 잘안하는 타입이라...나도 오늘은 립글로스만 약간
바르고 나왔다.
머린 높게 한줄로 묶고....
날씨가 조금 덥게 느껴져 이르다 싶은 반팔 쫄티를 입고 나왔다.
얇은 가디건을 가지고 .....
아점을 먹은후 신사동으로 갔다.
인터파크에서 표을 예매해서 인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들어갔다.
나와 선밴 팝콘을 잘 먹지 않는다.
팝콘의 노란 껍데기....목도 칼칼하고....별루다.
커피와 스낵을 샀다.
반지의 제왕은 너무 재미있었다.
무대장치며 음악.....의상....스토리의 짜임새...
스케일이 큰 .....영화내내 시선을 뗄줄 모를 만큼 재미있게 보았다.
밖으로 나오니 표을 사기 위해 선 줄이 보였다.
벌써 4회 까지 매진이라는 글이 보이는데.....
암표장사들의 표까지 동이 났는지.....암표상이 안보였다.
암표는 거의 두배인데......
토요일 오후라서 인지 연인들로 붐볐다.
근처 카페테리아로 들어갔다.
선밴늘 앞자리가 아닌 옆에 앉았다.
카푸치노와 작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아점을 먹긴 했지만....벌써 4시라....좀 출출했다.
이른 저녁이라 셈치지 뭐....
"생각보다 영화가 괜찮네....."
카푸치노의 거품이 입에 묻은 선배였다.
넵킨으로 입술을 딱아주며 내가 말했다.
"예전에 학교 다닐때 ....책으로 보긴 했는데...방대한 책량을
잘도 편집해서 만든것 같아...2편이 크리스마스 때 나온다며...?
그때 또 보러오자....."
"그래야지....."
"그래야지....?...말이 좀 이상타....마치 어디 가는것 처럼..."
내말에 선밴 금방 아니라고 손을 저었다.
흘겨보는 내 시선에 금방 무안해지는 얼굴....
마치 소년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카페에서 나와 레코드 점으로 들어갔다.
음악을 좋아하는 선배였다.
나도 좋아하지만.....난 가요나 팝은 별로 였다.
일할때 말 소리가 들리면 집중이 잘 안?雍?거의 클래씩이나
연주음악을 주로 듣고 있다.
선밴 발라드와 재즈를 샀다.
빌더글라스.....예전에 학교앞 재즈 카페에서 자주 접했는데...
난 마이클 호페의 팬이다....
선배가 맨처음 들려주었다....
요즘엔 모 방송국 10시에 하는 라디오의 시그널 뮤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집으로 가는길을 좋아한다.
깊이 있고 아늑한 소리....호른의 연주....
긴 금속관을 타고 내려오는 음이.....거의 환상적이다.
여기저기 더 다니다가 초밥을 사가지고 선배의 오피스텔로 왔다.
어제보단 좀 낯익은 느낌이라....어색함은 없었다.
TV를 켜니...드라마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여자의 드라마....
말 어미를 뚝뚝 끊어버리고...툭툭 내 뱉는 말투...
너무 딱딱한 느낌을 준다.
원래 TV완 거리가 멀어 잘 보지 않지만.....
난 주로 다큐멘터리를 잘 본다.
사실 내가 tv을 가지고 있는건 비디오 때문이다.
세계의 패션 경향을 알아야 하기에..
또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온 자료 검색용으로...써야하기에
장만은 해 놓고 있다.
초밥으로 식탁을 차린 선배가 불렀다.
TV를 끄고 그리로 갔다.
초밥엔 역시 락교....
들어오기전 편의점에서 사가지고 왔다.
선배가 부끄러운 행동을 한다.
초밥을 들어 내게'아'하라고 한다.
앞에서 입벌리는 것 좀 그런데....
하지만 ...어쩌랴....
선배가 청하는데...
좀 부끄럽지만.....난 작게 입을 벌렸다.
"더 크게 벌려 ....너 입큰것 아니까....."
아니....내 입이 뭐가 크다구...
흘기는 내게 웃어보이며...락교도 하나 넣어주었다.
"동훈이하고 예지 결혼하는 것 알지...?"
선배의 동기이고 내겐 선배였다.
정말 의외였다.
동훈선밴 초혼이지만....예지선밴....이혼녀 였다.
예전에 둘이 사귀긴 했지만....
집안 사정탓에...예지선밴 ...자기보다 나이가 열살이나 많은
젊은 사업가랑 결혼을 했었다.
동훈선배 많이 힘들어 했는데....
예지선배가 결혼 2년 만에 이혼하고 그 뒤로 얼마안있어...
동훈선배와 다시 만나기 시작한다고 들었는데.....
결혼이라니...
동훈 선배 사귀는 여친 있다고 들었는데.....
놀라는 날 보며 선배가 말했다.
"난 동훈이 이해해.....둘이 싫어서 헤어진것도 아니잖아..."
"그래도....동훈선배 여친 있었잖아....."
"쉽게 헤어졌어....원래 동훈이가 예지에게 미련 못버린다는것 알고 시작한 관계니까..."
"이해가 안간다...정말.....다른사람을 품고 있는 남잘 만나다니..."
"사랑하면 그럴수도 있지뭐.....다음주 토요일 2시야....같이가자."
".....회사에선 좀 그러니까.....밖에서 만나서 가자..."
"좋아....근데 너 회사에서 은근히 인기던데...?나한테만 차갑게 대하고 회사에선 ...여우꼬리 보이고 다니는것 아냐...?"
"뭐라구...?....말도 안되는 소리마.....남자들의 이상심리 일뿐야.."
"이상심리...?"
"그래....자기들에게 관심을 안보이는 행동....괜히 찔러보고 싶은 맘들이겠지.....왜들 관심을 끌려고 그러나 몰라....쓸에없는 감정 소비...귀찮지도 않나...?"
"....더 다운 해석이다.."
선배의 바람빠진 웃음 소리에 난 눈꼬릴 올렸다.
녹차를 타서 소파로 왔다.
둘이 있기가 좀 밋밋해 tv를 켰다.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옆자리에 앉으며 선배가 내 등뒤로 팔을 뻗어왔다.
마치 뒤에서 안긴듯한 기분이 들었다.
편안한 느낌.....
다시 만난지....이틀뿐이 안?榮쨉?..
마치 헤어짐 없이 쭉 사귀어 온것같은....자연스러운 느낌....
5년 이라는 시간의 공간은 어디로 갔는지...찾아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