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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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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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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yks1121 2002-12-23

오늘 정말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얼마전에 신입사원 뽑는 공고가 붙었고....연수를 끝낸 신입들이
들어왔는데....거기에 내가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 있었다.
.
.
.
최우진.....
나의 고교 선배면서 .....같은 규율부 ....
더구나 고교시절 나의 남친...
대학에 들어와서도 일학년 까지...사귀었던 남친...
지금은 헤어졌지만.....
가끔 고교 써클 모임에서 만나긴 하지만....
어떻게 여길...내가 다니는 회사에...
이번에 대학을 졸업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전에 봤을 때도 아무런 말을 않했는데....
마치 뒤통수 맞은 기분....
더구나 내가 속해 있는 부서에 배치라니....
기막혀 하는 나완 달리 선밴 눈웃음을 친다.
회사에선...내가 선배가 되는 거네....
난 벌써 3년차 인데......
좀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들어온지 일주일 도 체 안됐는데 선배는 여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3명의 남자 신입중 단연 인기다.
예전에도 인기가 많아서.....따르는 여자들이 많았다.
우리가 헤어진 원인도 그거였고....
자의든 타의든.....남친이 인기가 많으면 마음 고생 하는건 여친이다.
그런 질투의 감정을 매번 느끼는것도 피곤하지만....질투한다는 걸..드러내는 것이 더 짜증나고 화가 난다.
대학 들어오면서 과제가 너무 많아 만날 시간이 없는 탓도 있었지만...왠지 선배에 비해 내가 더 열내는것 같아 자존심 상하고...주위에서...말들도 많고 해서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말했었다.
그후로 모임에서 간혹 만나긴 하지만 ...선배도 헤어짐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아....그냥 넘겼다.
벌써 5년도 더 된 얘기지만...
왜 하필 우리회사야.........신경이 쓰였다.
괜히 아는척 해서 ....분위기 험악하게 만들고 싶진 않고...
말들이 워낙 많은 여직원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 받고 싶지도 않고..
조용히 살고 싶었다.
선배도 그런맘인지..아직은 별 다른 행동이 없었다.
하지만....신경이 전혀 안쓰이는 건 아닌지....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조금....

의상학과를 나온 난 맨 첨엔 디자이너로 ?屍潁?했지만....나중에 과를 바꿔 지금은 매장 디스플레이를 맡고 있었다.
자료조사.설계도.유행흐름등등....학교때 보다 더 힘들고 일이 많지만....보람을 느끼는 일이라.....적성에 잘 맞고 재미가 있었다.
거의 밤샘을 하고 퇴근시간이 늦어....친구들 만나기와 개인시간이 별로 없지만....그래도 보람이 있으니....할만한 일이다.
벌써 26살 인데.....
친구들이 남친을 사귀며 즐거워할 시간에...
난 늘 책상에 앉자 있다.
그런 내가 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일에 대한 나의 정열은 아무도 막을수 없다...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날 믿어주고....그러니 더 힘이 나고...
그런 내 장미빛 사회생활에 생각지도 않는 복병이 나타난 것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얘기에 맞게....원하지 않은 이별을 택해서....멀어지려고 했는데.....간간히 모임을 통해서 소식듣는게 전부라 생각했는데...회사에서 매일 보게 되다니...
난감했다.
그렇다 ....난 아직 선배를 좋아하고 있다.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아직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선...
최우진이라는 이름이 깊게 각인 되어 있는 것이다.
휘둘리는게 싫고....상처 받는게 싫어....외사랑을 택한건데...
홀로서기 위해 날 몰아부치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선배가 내게 아무런 통고없이 나타난 것이다....
정말 속상하다....
다른 여직원들과 웃음을 나누고 말을 썩고.....
이제 겨우 일주일.....벌써 심신이 지치는 기분이다...

이른 출근을 했다.
의류회사인 회사는....백화점 세일 기간이 다가오면 바빠진다.
계절이 바뀔때도 그렇지만.....
한계절 미리 준비하는게 의류회사이다.
어제 마무리 못한게 있어...일찍 나와서 끝내려고 나온 회사였다.
녹차를 타서 자리로 앉는데...누군가 들어와 있었다.
낯익은 뒷모습....선배였다.
의자를 뒤로 빼 앉으면서 선배가 먼저 아는척 해 왔다.
"일찍 왔네......"
"....응.......차 마실래...?"
"아냐....커피 마시고 왔어...."
"....그래..."
아.....이 무거운 침묵....어색함....
어제 보다만 파일을 보려고 컴을 켰다.
선배도 빨리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는지.....바로 일을 시작했다.
다행이다 싶었다.
녹차을 한모금 마시고 내려 놓는데....선배가 말했다.
"우리 좀 ....우습지 않냐....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아닌면서...너무 어색하잖아..."
"....그러게......"
"말은 잘한다....이렇게 어색무드 깐게 누군데......너 대단한것 알고 있었지만.....이 정도인줄은 몰랐다.."
"....어....?"
"아직도 내가 그렇게 밉냐.....?시선 마주치고 싶지 않을만큼...?
사실 너 한테 일방적으로 차이고 맘 고생한 건 나야.....근데..마치 내가 나쁜놈인 것 같은 느낌주고.....아는척도 않구....나 상처 받았어....아냐..?"
선배의 말에 정말 미안했다.
그동안 지은죄가 순간에 다 떠오르고.....
하지만.....괜히 아는척 했다가 입방아에 오르는 것도 그렇다.
더구나 요즘 여직원들끼리 모이면 젤 말이 많은 선배인데....
"늘 바빠서 마주 치기도 힘들긴 했지만...내 폰 전화알고 있으면서....따로 메세지쯤 줄 수 있는것 아냐.....혹시 잊어버린건 아니지..."
"......미안......나도 인사하려고 했는데...워낙 말들이 많은 데라....하지만 좀 뜻밖이야.....선배가 우리회사로 들어온건.."
"....그래.....?암튼 ....이젠 같은 회사 동료로써도 모른척 하고 넘어가긴 없기다.....우리 신입들이 너보고 뭐라 부르는지 알아..?"
"뻔하지.....얼음공주아냐......아님 가시공주 이거나..."
"알고있네.....고교때 별명이 여기까지 와서 통하다니..좀 놀랐어.."
선배의 말에 난 비소했다.
우리 회사 남자 직원들이 날 보고 칭하는 별명이다.
별로 차갑거나...딱딱하게 군적 없다고 생각하는데....
왜 다들 날 그렇게 부르는지.....이해가 안가는 대목이다.
입을 삐죽이는 날 보며 선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