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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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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BY 올리브 2002-11-12

** 그대에게 가는 먼길 **


<그>

ㅡ그대에게 가는 먼 길ㅡ

힘든 일상에 지쳤을건만
먼길 달려와
부드럽게 미소짓는
그대를 생각하면

겨울 새벽녁
댓돌위에 놓여진 신발을 신은 듯
발가락부터 마음이 싸아하게
시려옵니다.

내 사랑이 전부가 아닐진데
언제나 넘친다고 고마워하는
그대를 생각하면

불꽃처럼 번진 가을날의 단풍을 집은 듯
손가락끝부터 마음이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더 서럽고
더 외롭고
더 힘든 길위에 서 있건만

바람같은 내 행운을 팔아
그대에게 가는 차표를 살수있다면

먼 길 끝에 서 있는 그대
내 손을 잡을수있다면

기다림에 지쳐
까만 내 속내를 쓸어내려달라 투정하고
그대의 긴 한숨을
나의 미소로 잠재우고 싶습니다.

만나지 일년이 되던날 그녀가 직접 지어준 시.

인생이란 길위에서 우리는 많은 행복과 불행들을 만나게 된다.
이 모든것들이 어떤때는 길게 어떤때는 짧게 나에게 머물다 가버린다.
아마 우리네 기억의 시간에는
행복은 늘상 아쉬였고
불행은 항상 지겨웠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결국 언젠가는 떠나버리는 모든 것과
잠시 스쳐가며 살아간다는 것을 배우며
스쳐가는 것들에 그리 깊이 마음을 두지 않는 법도 배운다.
그러한 서른의 즈음을 서성거리던 시절....

난 그 길위에서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안겨줄
'그녀' 라는 사랑을 만났다.

그리고는 어느덧 이년

만난 것에 감사하며
같이 있음에 행복해하며
뒤늦게 만난 것을 원망하며
떨어져 있어야 함에 괴로워했다.

또 다시 우리는 길을 가야한다.
난 이제 내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어야 할지를 알고 있다.
누군가는 그러겠지.
언젠가는 식어버릴 '사랑'이 뭐가 그리 소중하다고
익숙한 이전의 인생과 바꿀만한 가치가 있냐고?
거창한 대꾸는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걸어가는 나의 길에서 난 그녀 이외의 또다른 행복은
만날 자신이 없다.
그녀를 잃어버리고 난 뒤의 고통을 감수할수가 없을 뿐이다.
왜 이러한 운명같은 사랑이 나에게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난 그 운명을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모를뿐이다.

눈을 뜨니 그녀가 옆에 없었다.
" 선재 미술관에 있을께. 아이들이랑 아침먹고 천천히 와"
이제 그녀에게 가야한다.
나랑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