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경이로운 충격 000
첫면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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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잘 있지?
오늘 기사를 편집하다가 너무도 놀라운 소식이 있어서 이렇게 팩스로 급히 보내요.
언니가 이미 알고 있겠지만 혹시나 해서...
우리의 고국이 이렇게 급성장하고 있다니 정말 놀라워요.
보시고 기뻐해 주세요. 아마도 이 신문의 보도가 기사화 되고 고국에 도착하려면 며칠 걸리겠지요.
기뻐해 주세요. 그리고 특히 의학상 후보에 오른 성박사님에게 정말 축하 한다고 전해 주시고 내조하시는 사모님께도 정말 장하다는 인사를 전해 주세요.
오늘도 주님이 주신날 속에 승리하세요. 2003. 6. 7 뉴욕에서 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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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Herald Special
◇ 기사의 영문옆에 한글 번역이 잘 되어 있다. 참으로 놀라울 수 뿐이 없다.◇
제목 : 노벨상 후보에 한국인 2명이 나란히 올라....
기사 1 : 노벨의학상 후보 성명수 박사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물꼬를 튼 대한민국의 노벨상 수상의 영광이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가. 1901년부터 수여된 노벨상의 역대 수상자 중 동양인은 흔치 않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평화상에 이어 후보로 오른 한국의 성명수 박사를 통하여 서양인의 전유물로 보이던 의학상을 수상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많은 동양 학자들이 한껏 부풀고 있는 것 같다고 노벨재단 측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발암을 억제하는 약물의 속속 개발로 암의 정복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성박사가 이루어 낸
발암후 얼마간의 진행상태에서도 이를 변이시켜 정상세포로 활동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는 것은 인류가 암과 싸워온 결과의 승리며, 악의 세포를 선의 세포로 전환할 수 있는 세포의 회개와 같은 것이어서 더욱 값진 것이라며 미국 국립 암 연구소(NCI)에서도 극찬하고 있다.
성박사의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약물을 모델 쥐에 kg당 30mg를 이틀에 한 차례씩 투약한 결과 생존율이 95%까지 높아졌으며 체중도 정상으로 회복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연구진은 암세포의 변화를 촉진하는 과정에서 특정 단백질 전사인자를 세포핵 안으로 옮기고 변화 유전자에 동 유전자를 촉진시키는 메카니즘을 규명 했다고 설명 했다.
성박사 팀의 발견은 정립된 기관의 인증을 거쳐 2005년까지는 치료약으로 쓰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사 2 : 노벨 문학상 후보 : 강준석 선생
00 불가사의 00
내가 놀라는 것은 성박사의 보도가 아니다.
의학상 후보 성박사와 우측에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사람의 사진이다.
"아니, 이런일이!..."
그랬다. 그는 바로 옥순이가 찾아 가서 돌봐 주고 있는 선생이라는 그 사람의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성박사의 뒤에서 휠체어를 밀고 있는 란같은 여자, 그리고 지팡이를 짚은 강준석 선생이라는 사람 옆에 서 있는 옥순이의 사진이 진정 미국에서 보낸 편집 기사가 맞는다 말인가.
뭐라고 말해야 될지 어지럽다.
나는 손을 내 저었다.
"물, 물.."
순미가 나의 이상한 행동에 놀랐나보다. 물을 한잔 채워 준다.
숨을 크게 한번 내쉬어 본다.
"어디 편찮으세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사방을 둘러 본다. 어지럼증인가. 속이 매스꺼웠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후보라고는 하지만 나와 관계된 두사람이 노벨상 후보에 오른다는 건
어떤 명분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 아닌가.
이런 맹랑한 일이 일어 날 수 있는 것인가.
상상으로도 안되는 일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말인가...
"선생님, 좀 안정이 되세요..?"
난 다시 한번 사진을 확인 했다. 틀림 없었다.
이름이 확실하다. 우리 어릴적에 교회의 주일학교 선생으로 동리 사람들의 주목을 받던 강준석이라는 그 젊은 선생.
언젠가 누군가에 들은 기억으로는 월남전에 참전해서 불구가 되었다더니.....
옥순이는 물론 동네 처녀들의 우상이던 아름다운 청년 강준석!
그가 세월을 먹고 늙어 지금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라 나를 이다지 당혹게 하다니...
"선생님, 왜 말이 없으세요. 체하셨나. 얼굴이 안 좋으시네.."
순미는 계속 불안해 한다. 시간이 나의 체온을 조금 내리나 보다.
"아니오, 그냥 이 기사에 너무 놀라서...정말 성박사와 사모님이 그토록 훌륭한 사람인줄 몰랐습니다. 저번 회의 때 중대 선언을 했던 뜻을 이제는 좀 알 것 같소."
"그래요. 제 친구지만 대단해요. 성박사를 그렇게 만든건 제 친구의 헌신 때문이예요. 정말 대단하고 무서운 여자예요.."
"선생님, 어디로 갈까요? 회사에 가서 알려야 하지 않겠어요."
나는 또 고개만 끄덕였다.
정신을 다잡고 음식점을 나선다. 아무래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왜 이러지.
순미가 핸들을 잡고 난 조수석에 앉는다.
정말 속이 영 안좋다. 눈을 감는다.
< 어떻게 된거야? 두 여자가 입은 스커트는 뭐야? 왜 초록스커트 였을까..?
그리고 두사람은 다 몸이 물편한 지체장애자란 말인가?
우연이라기에는 연결할 고리가 없잖아...
노벨상을 탄 남자들의 아내는 초록스커트를 입는걸까..
아니면 노벨상과 초록색 사이에는 어떤 미스테리가 있는 것일까..>
순미는 말없이 차를 몬다.
내 감은 눈 앞으로 영상이 떠 온다.
옥순이가 초록스커트를 입고 걸어간다. 산골길로...
선생님 앞에 웃는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이내
란같은 여자의 침실이 보인다.
성박사와 여자가 다정하게 웃고 있다.
초록스커트를 입은 그녀의 나비춤이 보인다.
"선생님, 어디로 갈까요. 저희 집으로 갈까요? 회사로 갈까요?"
그녀가 눈 감은 나를 향해 물었다. 방향을 정해야 하는 길인가보다.
"순미!"
나의 크게 고함치듯 그녀를 불렀다.
"네?"
그녀가 깜짝 놀라며 같은 톤으로 대답한다.
"단골 의상실 장미로 갑시다."
"왜요? 갑자기 왜 의상실이예요?"
영문을 모르는 순미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본다.
"스커트를 맞춰주겠소. 초록 스커트..."
순미가 초록스커트를 입음으로 초록스커트의 정체가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몰랐다.
장미 의상실이 저 앞에 보이는데 지금 당하는 현실이 너무도 어이가 없어 미친 사람처럼 아무렇게나 웃었다.
갑자기 가로수 초록색 잎사귀가 다 치마처럼 펄럭이며 나를 가운데 두고 빙빙 돌고 있다.
지난 6월의 붉은 악마대신 초록치마를 입은 악마들이 거리를 메우면 난 무어라 말해야 될까... 엉뚱한 생각을 하며 차문을 열고 의상실을 쳐다보고 있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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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부담이 많이 된 글을 마치게 되어 홀가분하고 과정중에 속상하신 분들께 다시한번 용서를 구하면서 곧 새로운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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