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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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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순이 화면 열기


BY 김隱秘 2003-01-02

윤식이가 찾아 왔다.
전에와 똑같은 장비를 가지고 나타 났다.

"야, 나왔어. 옥순이꺼.."
"그래...어서 들어와라.."

이내 장비가 설치된다. 우린 긴장을 좀 풀어야 했다.
아껴 두었던 양주를 한병 꺼냈다.
2002 월드컵 기간동안 우리 축구경기가 있는 응원 분위기를 고조 시키기 위하여 모두가 술과 안주를 준비하고 경기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의 처지가 지금 그렇다고 할까..
옥순이에게 쐈던(?) 빔으로 인해 그의 모든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로 나 보다는 윤식이가 얼마나 노심초사 기다렸겠는가...
무슨 연유로 자신을 싫다하고 혼자 사는지에 대한 해답이 그녀의 일상 생활 속에서 감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자, 한잔 하자.."
"그래, 그런데 너 뭐하고 지냈어?"
"나, 잘 지냈지. "
"너, 오늘 보니까 여유가 좀 있어 뵌다."
"그래...그럴지도 모르지..."
"야, 너 뭐 잡은거냐?"
"잡긴...그냥 직장에 나가는게 재미 있지 뭐"
"그런 것 같지 않은데.."
"야, 너 관상은 참 여전하구나.."
"말해봐.."

나는 그냥 순미와의 인연에 대해 설명 했다. 좋은 여자라는 점과 그녀와 앞으로 같이 살 지도 모른다는 말을 해 주었다.

"야, 너 땡잡았구나.."
"무슨...그냥 믿는 사이 정도야.."

겸양을 떨었지만 속리산에서 그녀가 한 말이 떠 오른다. 그녀는 내게 모든 전권을 위임한다고 말했지 않은가. 남은 인생을 함께 즐겁게 가자고 했지 않은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그녀의 고백이었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먼저 간 남편의 얘기도 해 주었었다.
망부는 좋은 사람이긴 했지만 너무 정적이어서 사는 재미를 모르고 지냈다고 말했다.
숨기고 있는 것보다 솔직히 말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정말 새 만남을 통하여 여자로서 이름을 찾았고 운우지정의 절정을 깨달았노라고까지 횡설수설(?) 그답지 안게 고백 하는걸 보았다. 인생의 반쪽을 살아오다가 이제야 절반을 다시 찾아 회복한 것 같다는 그녀의 가슴의 소리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야, 한잔 더해..."

윤식이와 난 습관적으로 잔을 부딪쳤다.

"자, 열어봐.."
"그래."

전에 한번 란같은 여자의 동영상을 보아온 터라 기계에 대한 기대 보다는 정말 옥순이의 생활 속에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의 궁금증은 모아져 있었다.

드디어 화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카운트 다운 제로!
화면이 아주 좋지는 않으나 그런대로 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