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근무를 하게 된 후로 그녀는 더욱 심심해져 버렸다.
차라리 회사라도 나가게 되면 오고가는길에 쇼핑이라도 할텐데 도대체가 쉬는날이되면 집밖에 나가기가 귀찮아 그냥 굴러다니며 하루를 다 보내게 되는것이다,
그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조금 필요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리사오노의 노래가 조용히 나오는 그녀의
은밀한 방은 창사이로 들어오는 햇살로 따뜻하고 달콤하다.
그녀는 라탄장식을 좋아해서 라탄서랍장이라던가 조명등이 많다, 왠지 이국적이면서 시원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방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빨간 꽃무늬 쇼파는 매우 푹신하고 야하다.
가격이 비쌌지만 한번에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카드를 긁어 버렸다. 물론, 산 후로 단 한번도 후회해 본적이 없다.
그러나 오늘은 이것만으로 만족이 되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찬 방이라 할지라도 오늘은 너무나 심심하다.. [뭐 할 일이 없을까..?]
창밖의 바람이 나오라고 그녀를 유혹할 늦은 오후쯤 그녀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그래..잠깐 보자..다들 시간이 마침 맞아서..” 요즘에 들어 못본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가 이리도 반가울수가 없다.
지방에 살고 있는 그녀의 친구가 마침 친척 결혼식 때문에
올라왔다가 다른친구들과 연락이 돼서 갑작스럽게 모이게 된 것이다. “오랫만이다...”거의 1년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다.
그중에는 학창시절에 좋아하던 그도 껴있다.
“넌 여전히 그대로다 ..여전하구나!..”
그의 말에 살짝 그녀는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나 그녀는 기분을 드러내는 유치한 짓은 하지 않기로 작정하고는 살짝 감정을 감췄다. 이건 직장생활을 하며 배운 그녀의 skill이다. “그나저나 여자친구랑은 잘 되가는 거야..?” 술이 들어간 대화는 솔직담백해 지게 마련이다.
“뭐,,그렇지...이제 가족같은 느낌이랄까..” 예전 그녀의 가슴을 설레게 하던 미소가 언뜻 그의 얼굴에 드러났다.
그는 매우 남자다운 남자였다.
웃고 떠드는걸 좋아하고 어울리기 좋아하는 그는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였다.
그가 담배를 물었다. 술기운으로 살짝 상기된 그의 얼굴선이 오늘따라 더욱 근사하다, 평소에는 생각조차 나지 않더니 오늘따라 다시 예전 사춘기 시절로 돌아간것 마냥 그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아마 여자친구가 함께 나오지 않아도 되는 친구모임이라 더욱 그럴것이다.
“넌 직장 어때..?”
“응..그냥..그렇지뭐...이젠 후배들이 많아서 그럭저럭.."
이런 대화는 싫다. 마치 나이가 많이 든 아줌마 아저씨의 대화같지 않은가....
그녀는 소주를 쭉 들이켰다.
요즘 잘 마시지 않아서 인지 살짝 눈앞이 핑글 돌았다.
술은 좋아하지만 다음날 배탈이 크게 나는지라 자제 하는 편인데 내일은 일요일이고 좋아했던 그를 만나서 인지 왠지 취하고 싶기도 하다..
다른 친구들의 대화가 아른아른 귓가에 속삭이듯 들리는데 옆에 앉아 있는 그가 너무 의식됐다.
그의손은 그처럼 참 남자답다. 약간 거칠어도보인다.
저런손으로 목이라도 쓰다듬는다면 소름이 쫙 끼칠정도로 에로틱할것 같다는 상상을 잠깐 했다.
[술이 많이 취한것 같아] 그녀는 술을 깨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기로 했다.
밤바람은 다시 차다...생각만큼 달콤하지 않다.
왠지 자기자신이 어처구니 없고 바보스러운것 같아 그녀는 벽을 기대고 잠시 주저 앉았다...“많이 마신것 같은데 내가 데려다 줄테니 가자”어느사이엔가 그가 그녀의 가방을 들고 옆에 서있었다. “아니야..나 괜찮아..”
“뭐,,벌써 끝나는 분위기고 마침 여자친구한테 잠깐 들려야 하는데 너 아직 XX근처 살지..? 그럼 가는 길이니까...나 차가져왔어,,,”
[뭐야...오늘따라 왜이리 친절한거야..] 그녀는 그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 올라탔다.
살짝 머리가 아파왔다. 술기운에 목도 타 왔다.“편의점 잠깐 들릴게..뭐 마실래..?”그가 잠시 나간 틈을 타 그녀는 목까지 꽉 잠겨있던 단추를 풀었다.
답답함이 잠시 물러난것 같아 시원했다.
의자를 뒤로 조금 젖힌후 그녀는 눈을 감았다.
잠이 미친듯이 몰려왔다. 얼려진 창문으로 늦은밤의 시끄러운 소음이 자장가처럼 들렸다.“일어나봐...여기쯤인가..?”그가 흔들어 깨웠다..그녀는 잠시 눈을 떠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아직이야..앞으로 쭉 더 직진해서 대형마트 나오면 좌회전...아..미안한데..시간괜찮으면 잠깐 저 앞에 차좀 세우면 안될까..? 내가 아직 술이 덜깨서..미안..”그녀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지긋이 누르고는 일어났다.
“그러게 왠 술을...적당히좀 하지...”그는 앞에 공원에 차를 댔다..그리고는 바로 나가 담배를 하나 피워물었다.
“너 골초다..정말...예전부터..”그녀가 말했다...
“옆에서 너처럼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보니..”
그가 갑자기 옛날일을 꺼냈다.
“야..예전에 니가 나 담배 많이 핀다며 금연담배 사줬지 않냐..그때 엄청 감동했지”그가 쿡쿡 거리며 웃었다.
“아..그랬었나..?”
그녀는 마치 기억이 안난다는듯 중얼거렸다,,
그러나 기억이 안날리 없다..학생시절부터 담배를 피던 그가 싫었던게 아니다. 단지 사탕이나 쵸콜렛등을 주는 다른 여자아이들보다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어 그의 생일날 금연담배를 사준것이다.
“근데 그때 내가 얘기했었나..? 펴보긴 했는데 맛이없어서 오래 못피겠더라...그래도 너같은 여자친구 있었으면 끓었을 수도..”
[뭐야...이제와서 그런 얘길 하는건...] 그녀는 그의 말에 괜시리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물론 그녀는 새로운 일탈을 꿈꾸고 있지만 오랜시간 알아온 친구와 더군다나 1년만에 만난 사이에다 여자친구까지 있는 남자와는 어떤 something도일으키고 일으키고 싶지 않다. 이성적으로는...
하지만 감정은 아니라고 소리치고 있으니 그녀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어느샌가 그가 담배를 크고 차안으로 들어왔다..그녀는 술기운을 빌어 과감하게 그에게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는 잠든듯 눈을 감고는 그의 무릇에 손을 얹었다
순간 언뜻 그가 놀란 기척을 했지만 가만히 있는걸로 보아 그녀가 잠든 것으로 생각하는것 같다.
잠시후 그가 통화로 여자친구에게 늦을것 같으니 내일보자는 것이었다..그렇게 통화를 끊은후 그는 편한자세로 의자에 앉아 나지막히 라디오 방송을 틀었다...
그녀는 머릿속으로 고민에 빠졌다. 그는 배려심 깊게도 그녀를 위해 여자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그녀가 잠이 깰 순간을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그에게 나쁜생각만 하고 있으니..그녀는 복잡해졌다, 그러나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음은 없다..
앞으로 이런 우연이 얼마나 그녀에게 제공될 것인가...
“내가 예전에 너 좋아했던거 알아..?”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갑자기 말을 꺼냈다..
“어..? 일어나 있었어..?”그가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아니..지금 막...내가 아직 술이 안깼나봐..이런걸 다 묻고..”
그녀는 짐짓 술이 안깬것처럼 눈을 감고는 말했다..
그는 갑작스운지 별말 없이 조용했다.
“내가 너 좋아했어..너는 몰랐을 꺼야..”
그녀의 가슴이 미칠듯이 뛰기 시작했다.
“..... .....어쨌건 친구니까 이렇게 지금 만날수도 있는 거잖아...그럼 된거지..”
그다운 대답이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 실망감이 느껴졌다.
“그럼 나 키스 한번만 해줘.. 앞으로 우리 만날일 솔직히 얼마나 있겠어..소중한 추억으로 기억할수 있게..”
그녀는 자신이 말하고도 자신의 말에 짐짓 놀랐다.
한편으론 스스로가 너무나 대견하면서 장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야..너 술 아직 안깼어..”
그러나 그는 단호했다.
[남자가 이럴때 한번 사고 치는거지..] 그녀는 답답해졌다.
그녀는 그런 그에게 아주 빠른 동작으로 다가가 입술을 댔다..그러나 어두운 가운데라 그만 이빨만 부딪치고 말았다
“야.. 너답지 않게 왜그래!”
순간 그녀는 그의 목소리에 쪼그라 드는것 같았지만 용기를 내서 다시 그에게 입술을 댔다..
이번에는 가까운 거리에서라 그런지 그의 따뜻한 입술이 단번에 느껴졌다.
“그냥....단 한번 이야..그러니 그렇게 따지지마”
그녀는 그에게 상체를 기대며 안겨 그의 입술을 음미했다
잠시후 그의 손이 그녀의 등에서 느껴졌다.
그의 혀가 부드럽게 그녀의 입천장을 건들였다.
소름이 돋았다.. 생각보다 훨씬 그는 KISS를 잘했다.
그녀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져 그의 품에서 떨어져 나와 의자에 머리를 기댔다.
세상이 빙빙도는것 같았다...[이런줄 알았다면 안하는건데..]
그녀는 갑자기 반응하는 자신의 몸에 놀라 당황스럽다.
“나도 너 좋아했어..말할 기회가 없어 흘러갔을 뿐이야”
그가 차가운 손으로 그녀의 소담한 가슴을 움켜 잡았다.
몰랑한 우유찰흙같은 그녀의 가슴은 감촉이 참 좋다,
그녀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그가 자신을 좋아했다는 얘기에 단한방에 감동한 것이다..
단순한 그녀....^^
그의 얼굴이 다가와 그녀의 목에 입술을 댔다. 그리고 천천히 입술로 올라왔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잡아당겼다.
그녀는 숨이 턱 막혀 왔지만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까지 그녀를 흥분시키고는 침착하게도
더이상 그녀를 함부로 하지 않았다.
“내가 해줄수 있는건 여기까지고 그리고 마지막이야..,.
나머지는 네 남자친구한테.. ...대충 아무놈이나는 안돼..
적어도 나보다 멋진 놈이어야돼”
그런 그의 말에 그녀는 괜시리 눈물이 났다.
“내가 너 좋아했을때 생각했어..애인 또는 친구... 그러다 평생가는 친구로 남는게 좋겠다 싶어서..”
그의 달콤한 속삭임이 그녀의 귓가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 올랐다.
그렇게 토요일 밤은 조용히 사그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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