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루시안은 그 속에서 괴롭게 뛰어다니다가 자신을 흔들어 깨우는 손길에 놀라 눈을 떴다.
"일어나봐요..루시안.."
"안...나"
그녀는 희미하게 안나의 이름을 불렀다.
"렌스가 2번이나 당신을 안고 들어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한번은 물속에서 한번은 흙범벅이 된채로.."
안나가 분위기를 전환하려는듯 작게 미소를 지었다.
웃을때 함께 패이는 보조개가 인상적이었다.
"안나..난..아까.너무 화가나서.."
"괜찮아요..나라도 그랬을 테니까..렌스가 무례하게 굴었다면 제가 사과할께요..원래 성격이 그런사람이지..나쁜뜻은 없었을 꺼예요..이해하죠..루시안...?"
"루시라고 불러요..그리고 이렇게 폐를 끼쳐서 어쩌죠..?"
루시안은 쿠션을 똑바로 하여 비스듬히 일어나 앉았다. 악몽때문인지
등이 축축했다.
"뭘요...이렇게 루시와 알게 되서 얼마나 기쁜데요...참! 죠셉은 지금
렌스와 자고 있어요..루시가 심하게 뒤척이길래 여기 와본 거예요..같이 있어줄까요...?"
루시안은 안나가 건네주는 컵을 받아 들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하루는 길기도 하지만 참으로 힘든 하루였다.
"자..다시 잠을 청해봐요.."
토닥거려 주는 안나의 손길때문인지 아니면 아스피린 때문인지는 모르나 루시안은 잠시후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어디까지 진행이 된거야?..]
[조금만요..이제 곧 완성 이예요...]
[흡족한 작품인가보군...? ..그래도 잠깐 이리와봐..]
그러며 그가 루시안을 이끌었다.
"엄마!"
죠셉의 목소리에 눈이 떠졌다.
"죠셉..조용..."
눈이 착 가라앉는게 이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은 심정이다.
"그만 일어나세요...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어요"
죠셉은 반쯤 눈을 감고 있는 루시안을 잡아 일으켰다.
그제야 비로서 상황파악이된 루시안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제는..엄마..."
죠셉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안다.
단지 죠셉이 없는 세상이란 그녀에게 아무 의미가 없기에 그런것이다.
"이제..괜찮으니까,,나가자..다음부턴 어딜가든 엄마한테 얘기하는거 절대 잊어서는 안돼"
[안나는 어디에 있는거지...?]
루시안은 침대보를 정리하고는 죠셉과 함께 문밖으로 나갔다.
대략 11시쯤 ?瑛뺑?..?
오늘따라 햇살이 더욱 눈이 부시다.
문밖 화단 구석에는 윤기가 흐르는 검은 도메르만 한마리와 썩 잘어울리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럴 여유도 없이 도메르만은 낯선 사람을 보자 몹시 짖어대기 시작했다.
꽤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그만..신사가 할 짓이 아니지"
대화하듯 그가 도메르만의 낯선 경계를 풀어 주었다.
"안나는 지금...?"
그가 루시안에게 다가왔다.
그가 이렇게 큰 키인지는 이제야 할수 있었다.
"마을 자선모임이 있어 어쩔수 없이 아침일찍 나갔소.."
그는 태양이 눈부신지 손으로 차양을 만들었다.
찌푸린 눈매가 그의 인상을 도메르만처럼 위협적으로 만들었다.
"음...어제는..정말 폐를 많이 끼쳤어요.."
루시안은 형식적이지만 진심으로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만나는 사람에게 더군다나 어쨌든 자신과 죠셉에게 도움을 준 사람인데..무례하게 행동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듣는둥 마는둥 앞서 걸아갔다.
"집까지 데려다 줄테니 갑시다"
"아니..그럴 필요까지는.."
순간 그의 넓은 어깨가 움찔거리는것 같았다.
"쓰러진 당신을 죠셉이 업고 갈수는 없지 않소"
그의 말에 루시안은 갑자기 웃음이 픽 나왔다.
거친 말투 같지만 걱정하는게 사실이라면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한 다행히도 그녀의 컨디션은 비교적 좋았다.
시간이 멈추인듯한 숲길과 천진난만한 죠셉의 웃음소리..
도메르만도 오랫만의 산책이 좋은지 짧은 꼬리를 마냥 흔들어 댔다.
"그러고 보니 제대로 인사도 못드렸네요..루시안 켈리예요"
앞서가던 그가 순간 그녀의 인사에 뒤돌아 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렌스..메리어트요"
넓은 보폭의 그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보이는 것은 자신만의 느낌일까..?
이른 여름의 숲은 생동감으로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