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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담배회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진료비를 배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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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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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민경 2002-06-11

명숙은 차를 휴게소에 세웠다.
가슴이 떨려서 운전을 제대로 할수가 없었다.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물고 한모금 피고서야 조금은 진정할수가 있었다.
오늘 새벽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눈을 떴을때 남편은 들어오지않았다. 가끔 그는 외박을 하곤한다. 모른척 지내지만 그가 어디에 가는지 명숙은 알기에 가슴한편이 시리다.
전화를 건건 공주에 사는 아버지 친구분이셨다.
아버지가 위독하니 어서 오라는.........
아버지!
그녀에게도 아버지가 있었던가......
명숙은 말없이 수화기를 놓았다. 남편을 찾아야하는데, 그녀는 차마 그에게 전화를 걸수가 없었다.
진섭은 지금 황마담과 같이 있겠지.
진섭과 결혼한지 삼년이 다되간다. 거실에는 그와의 결혼사진이 걸려있다. 정말 우리가 결혼했던가...
명숙은 수화기를 들고 그의 핸드폰번호를 누르려다 그냥 내려놓는다.
간단히 가방과 차열쇠를 챙겨들고 아파트를 나선다.
어스름히 밝아오는 새벽을 뒤로한채 차를 몰아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공주시내에 도착해 먼저 전화를 건다.
" 아저씨! 저 명숙이에요. 지금 공주에 도착했어요"
" 명숙아~잉, 어쩌냐! 니 아부지 갔어야...."
명숙은 뭐라 말을 할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다니.............

명숙의 집은 공주에서 조금더 들어가야하는 시골이었다.
예전 명숙이 어릴적엔 비포장에 버스도 하루에 두세번이 고작이더니 요즘은 포장도 되고, 다니기 편해졌다.

동네 어귀, 큰 느티나무가 먼저 명숙을 반긴다.
그 옆에 상가를 알리는 입간판과 등이 걸려있다.
이 동네를 얼마만에 온것인가, 명숙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여기엔 발길조차 하지않으려했건만....

멀리서 명숙을 알아보는 진주댁 아줌마가 호들갑을 떨며 다가온다.
간단히 목례를 하고 스치듯 차를 몰아 집앞에 세운다.
벌써부터 명숙의 집은 초상집으로 바뀌어있었다.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그녀는 얼어붙은 듯 꼼짝을 할수가 없었다.
명숙의 대문가에 그가 서 있었다.
김 동훈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