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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밤중에 내 눈이 왜 슬며시 떠졌는지는 모르겠다. 한 번 잠이 들면 업어가도 모를거라고 어른들이 놀리던 내가 왜 그 밤 중에 눈이 떠졌을까. 아마도 다른 날과 달리 늦은 밤까지 불이 켜져 있는 데에 어린 냥에도 신경이 거슬렸던 탓이었던 것 같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첨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그저 희뿌연 연기만이 가득 찬 공간처럼 눈 앞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 연기 너머로 무릎을 세우고 앉아 있는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창이 난 벽에 등을 대고 서는 쪼그리고 앉아 있는 엄마의 모습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졌다. 얼굴은 붉게 물들어 어쩐지 잔뜩 부어 있는 것만 같았고, 입을 굳게 다문 엄마의 모습은 무엇인가에 화가 나있는 것만 같았다.
난 엄마에게 다가가 묻고 싶었다. 엄마, 왜 그래하고 묻고 싶었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지만 분명히 가까운 옆에 있을 아버지에게라도 묻고 싶었다. 엄마가 왜 이런 모습으로 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쏟아지는 잠을 툭툭 털고 일어나서는 엄마의 안색을 살피며 주변상황을 돌아보기에는 다섯 살이란 내 나이가 너무 어렸다.
"엄마, 왜 그래?"
입 밖으로 말이 되어 나오질 않는 소리를 입 안에서 굴리면서 다시 눈을 감았고, 그 길로 나는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