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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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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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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bondglrl 2002-02-01

성욱은 계속해서 얘기를 하기 시작했고, 나는 갈증이 심해 연신 위스키를 비우고 있었다.
그가 미란을 만난건 춘천의 어느 장례식에 내려가던 길, 갓길에서 비상등을 켜고 서있는 한대의 빨간 스포츠카가 그의 눈에 들어왔고, 도움을 요청하던 미란을 만나게 됫다는 것...
성욱은 미란을 보자. 순간, 아찔함마져 느꼇다고 했다. 검은 긴 생머리, 짧은 미니스커트, 요란한 굽소리.가슴이 휜히 드러나보이는 소매없는 자켓... 성욱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본능은 그녀를 흔쾌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우연히도 미란도 같은 방향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동행을 하게 되었다는것이다.
내가 마지막 얼음을 잔에 가득 채울 무렵, 그의 예기가 끝나있었다.
나는 흘깃 미란을 쳐다보았다. 결국은, 그녀의 도발적인 매력에 그가 넘어갓다는 말이로군... 나는 또한번 남자들의 본능을 이해했다.
카페의 선배는 미란의 긴 생머리를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미란을 내게 처음 소개시켰을때, 선배는 그녀의 긴 생머리가 남자들 여럿은 홀렸을 거라고 했었다. 같은 여자로서도 부러울만치 그녀의 묘한 매력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재주가 잇는듯 싶다.
나는 마지막 잔을 비우고는 서둘러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술기운탓도 있겠지만, 두 사람의 시간을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밖은 어느새, 휘영청 네온싸인들이 번뜩이며 유혹을 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어가는 연인들의 뒷모습을 보노라니, 울컥 외로움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간 또한번 망가지겠다 싶어 서둘러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 때, 핸드폰소리가 요란하게 울려댔다.
"여보세여.."
나는 술기운에 다소 휘청거리며 말했다.
"아..저 이성욱입니다. "
뜻밖에 인물에 난 당황했다. 무슨 일일까?
"저기 다이어리를 두고 가셨더군요. 지금 어디십니까?"
아차.... 아까 카페에서 메모를 하느라....
"아..그렇군요. 근데, 카페에 나둬도 되는데여."
"카페주인이 집이 저랑 같은 방면이라고 해서요.괜찮으면 제가 가는길에 드려도 될른지.."
한사코 호의를 베푸는 그의 말에 나는 거절할 수 없었다.
우연일까...집이 같은 방향이라니...
나는 묘한 동질감에 술이 깨는 것을 느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