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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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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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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chung911 2001-08-22

"아이를 낳고 엄마를 더많이 이해하게 되었어요"식의 상투적인 즉 내기준에서의 엄마이해가 아닌 엄마의 일기를 들여다 보며 엄마그 자체를 내가 들여다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엄마의 삶을 들여다 보고 이해든 오해든 한다치더라도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랴. 어쨌든 엄마는 엄마고 나는 나일뿐. 엄마의 뱃속에서 태어나 독립할때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았으나 알고보면 출생과 더불어 나는 객체였음을... 사실 전의 일기의 내용은 군데군데 욕도 섞이고 또 나에겐 외할아버지인 엄마의 아버지를 엄마는 격한 감정탓에 아버지라 호칭하지 않았음에 옮기는 내 임의로 글을 조금 손댔는데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내가 수정하면 어쩌면 나도 내식대로 엄마를 바라보려는것이기 때문이다.

19** 년 9월 20일
술을 엄청 마셨다. 글씨도 잘 써지지 않는다. 그가 내앞에서 눈물을 보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빌어먹을
너무 많이 와버렸다. 나는 그냥 만나고 얘기하는게 즐거운데..
어쩜 나도 그를 사랑하는건 아닐까? 사랑? 사랑이 뭔데..빌어먹을
어떡하지... 계속 만나야 하나...

엄마는 결혼전에 만나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이차이가 엄청 나는듯 했다. 아르바이트 할려고 들른 커피?痔?주방장이었다는데 직업과는 달리 지적 소양이 깊고 냉소적이며 아직 노총각이라는 매력적이고 호기심 어린 점을 많이 지녔단다.
원래 원리원칙에 충실한 엄마가 먼저 다가선건 아니었던것 같다.
뜻밖의 전화에 그냥 별 생각없이 나간것이 유쾌하고 즐거운 대화로 이어졌고 그래서 여러번의 만남을 가졌는데 어느날 그가 엄마에게 사랑고백을 한듯했다.
그날의 엄마일기는 심하게 흔들리고 군데 군데 얼룩도 져있었다.
사실 이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엄마의 젊은시절 연애편지도 공개해야 하나 하고 망설였는데 글을 쓰면 쓸수록 엄마를 정말 엄마 그자체로 이해해야지 내가 엄마때문에 가졌던 혼란을 정리할 수 있을듯 해
다음에 이글을 쓸땐 엄마가 그 묘령의 남자에게 받은 연애편지를 공개해볼려고 한다.
내가 다룰려고 하는 것은 엄마의 결혼후 바람(?)과 관련된 일기의 문제인데 처녀시절일기를 문제삼는것은 사람의 삶속에 일어나는 어떤 일상의 사건들은 일련의 그사람의 생활속에 그사람의 기질과 맞물려 일어나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엄마를 까발리는것을 엄마는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을 텐데..
그래도 어떡하나. 엄마는 죽었고, 엄마의 일기와 엄마의 숨겨진 소지품과 편지들이 이 몹쓸딸년손에 들어왔는데. 숙제로 맡겨졌는데...
벌써 시계바늘이 숫자2를 가리킨다. 어깨가 뻐근하다. 재털이에 담배몽둥이들이 빽빽하니 꼿혀있다. 엄마가 이걸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하겠지 방바닥에 떨어진 재들의 잔해를 치우며 미친년이라고 욕하겠지..
미친년이라고 욕을해도 이 재털이를 치우고 재를 ?M아주는 엄마가 살아계신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빌어먹을
또 술기운을 빌어야 잠이 들것같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