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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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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huh924 2001-03-09

날씨가 조금만 더워도 땀이 얼굴에서 비오듯 흐르는 내체질에
지도책에서나 보고 배웠든 적도에서 얼마나 견디어 나갈수 있을까?
비행기가 목적지에 가까워 질수록 불안한 마음을 진정할수가
없다. 도대체 얼마나 더운 나라 일까?
도착할 땅이 가까워지자 나는 창문 옆으로 가서 밑을 내려다 보았다
끝없는 녹색 정글숲이 계속되고, 가끔 뱀모양 꾸불꾸불한 정글속의
강들이 눈에 뜨일뿐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는 보이지를 않는다.
`저속에서도 사람이 살고 있을까?`
나는 아무리 믿으려고 해도 믿기지를 않는다.잠시후에 내가 탄 비행기는
작은 비행장에 도착하여 활주로에 사쁜히 내려않더니,
문이 열리고, 문밖으로 몸을 내밀었을 때는 적도의 뜨거운
열기가 온몸을 확 감싸버린다. 여기가 말로만 듣던 적도에 있는 땅,
갑자기 숨이 막혀오는 것 같다.
이제는 돌아갈수도 없고, 주어진 기간동안은 죽던지 살던지
견디어 나가야만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나도모르게
어금니를 꽉 물고 말았다. 한낮의 태양빛이 너무 눈 부시어
얼른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는 마중나온
픽엎차에 몸을 실었다. 숙소로 달리는 야자수 늘어진 도로변에는 풀잎으로
아래만 가린 검정피부의 원주민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고 서있다. 저사람들도 나와 피부색은 틀려도
똑같은 사람인데 여기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기도 하다.
비행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저 있지 않은 숙소는, 그래도 미국
굴지의 건설회사 숙소답게 깨끗하고 에어콘이 몸이 서늘하도록
시원하게 돌아가고, 마당에는 수영장이 딸려있다.
이정도면 내가 여기서 못견뎌서 도망 안가고 지낼수는
있겠구나 하고, 여장을 풀고 샤워장으로 들어갔다.
도착하기전의 긴장과 두려움이 서서히 씻겨 내려가는 것 같다.
내일은 여기서 작은 비행기로 갈아타고 몇시간을
날아가야 내가 일하기로 약속한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다.
식당에서 식사를 간단하게 한후 숙소로 돌아온 나는
침대에 눕자마자 긴 비행여정의 여독 때문인지 바로
깊은 잠 속으로 빠저 들어가 버렸다.
얼마동안 잠을 잦는지 내가 눈을 떳을 때는 적도의 태양이
수평선 넘어로 사라지고 사방에는 조용히 어두움이 깔리고 있었다.
밖에 나와보니 한낮의 열기가 채 식지도 않은채
온몸을 감싸온다. 언제쯤이나 이열기가 가시고 서늘한
밤기온을 느낄수 있을까?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난후
밖으로 다시 나왔을 ??는 숙소 주변에 둘러 처저있는
철조망 가에는 외등이 환하게 켜저 있었고, 철조망 주변에는
여러명의 남녀 원주민들이 웅성거리고 서있다.
나는 무슨일인가 하고 철조망 가까이로 가 보았다.
그때 한 원주민 여인이 나한테 갑자기 다가 오더니
"맥주좀 사세요, 한박스에 20키나 인데요"
그여인은 입가에 웃음을 띠우면서 말하는데 그녀의 하얀이가
유난히도 불빛에 반짝인다.
그리고 영어로 말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유창하게 잘하는지
나는 다시한번 놀랐다.
"미안해요 아가씨, 숙소 냉장고에 아직 맥주가 좀 남아있어서..."
맥주를 한박스씩이나 사서 내일 아침까지는 처분할수 업기에
나는 그녀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러면 10키나 주면은 아저씨 침대에 가서 잠시동안
놀아줄수 있는데..."
이말을 할때의 그녀의 얼굴표정이 빨개??는지 노래??는 지는
그녀의 검은 얼굴에서는 읽을수는 없지만, 분명히
그녀는 웃고 있었다. 옆에 서있던 여러명의 남녀 원주민들은
별거 아니란듯이 싱글거리며 웃고 서있다.
나는 내귀를 좀 의심했지만, 그녀에게 무어라고 답변을
해야할지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이 뜨거운 적도의 땅 한 구석에서도 비지네스는 이루워
지는구나,` 온세계의 어디를가도 홍등가는 있다는 어느 여행가의
말이 새삼스럽게 떠 올랐다.
"아가씨 미안해요, 비행기를 너무 오래 타고와서, 내가
너무 피곤하거든, 내일 다시 봅시다"
그들과 오래 대화를 하다가는 무었이 잘못 얽혀질가 싶은
두려움에 그들을 뒤로하고 내방으로 돌아왔다.
이국땅에서의 첫날밤이 피곤함과 두려움의 혼돈속에서
시작되었든 것이다. 나는 냉장고 속에서 양주병을 꺼내
위스키 한잔을 따러 들이키고는 다시 깊은 잠속으로 빠저 들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