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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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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BY 이슬비 2001-02-28

"형..축하해..드디어 날 잡았다고?"

"응..가영이가 얘기하던..?"

"형이 결혼한다니까,,외로워지나봐,,괜히 우울해하는것 같구..내가 얼른 데리고 갈까?하하.."

그래..태우라면..가영이를 충분히 사랑해주겠지...

그리고..잘 사는지,,곁에서 지켜볼수도..있겠지..




"오빠,,안 피곤해요? 매일 이렇게 출퇴근 시켜줘서.."

"응..피곤해..엄청..그래서 말인데.."

"네..이젠..오지 마요..저도 운전할수 있잔아요.."

"아니,,그게 아니구..우리두,,결혼할까?"

어제밤 삼촌의 결혼날짜를 얘기하며 힘없어하는 나의 목소리를 느낀건가..?

"하하,,뭘 그리 심각하게 보는거야,,? 자,,출발하자.."

"삼촌..나중에 봐..."

"그래.."

이렇게 녀석의 뒷모습을 지키는 날도..이젠 얼마 남지 않았군..




투자만이 살길이다..라는 말이 맞나 싶다..

예상외의 실적을 거둔터에..팀원들의 사기는 충전되어있었다.

회사에서 밀려나왔다는 느낌을 가졌던 그들의 얼굴에..

활찍 핀 웃음들로 일이 많아 힘들어도 아무도..힘들어 하진 않았다.

가족 처럼..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면서..우린 순항을 하고 있는것이다.

비록 그들은 모든것을 팀장인 나의 공으로 돌리려하지만,,함께였기에 할수 있었다.

나를 믿고 따라주었기에 거둔 성과 였다.

"팀장님..회장님 호출인데요.."

무슨일일까,,?

회장님은 나를 이런저런 잣대에 가져다가 잴것이라는 나의 예상을 깨고..

조용한 미소를 나를 반겨 주셨다.

"조팀장..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펼쳐 내게 보여주세요.."

그 말이,,전부셨다..

3류 드라마의..그렇고 그런 아버지는 아니신 분이셨다.

"네..조팀장님 오셨습니다. 들어가세요.."

"어서와요..반가와요.."

회장님보다 먼저 나를 반겨 주신 분이 계셨다.

"아,,네..안녕하셨어요.."

"보고싶어서..가영씨 밝은 웃음 소리가,,귀에 아른거리기에.."

"그럼..당신은 나보다,,조팀장을 보러 왔다는거야?"

"그럼요..당신같이 고집쟁이는 이젠 싫어요.난.."

"하하..이런..점수 다 잃었네..그럼 내게 점수딸 기회를 한번 주지..그래?"

"음..그럴까,,? 근사한 저녁식사를 대접할 기회를 드리죠..태우도 불러요.."

그렇게 태우오빠와 나..회장님과,,사모..아니 어머님..

아무래도 사석이라서 그런지..회장님이 조금은 편히 느껴졌다.

"조팀장..열심히 해줘서..고마워.."

"여보,,식사때는..일얘기 말구 다른얘기 해요.."

"그래요..가영이 체하겠어요.."

태우가 사랑한다던..그녀는 예상외로,,능력이 있는것 같았다.

옆에서 늘 칭찬하는 아내와 사랑에 목숨 건 아들녀석이 미울때도 있었지만..

팀원들의 리더하면서..일이 무척이나 힘들었을테지만,,

늘 웃음을 간직한 얼굴로 모든것에 최선을 다한다고..보고 받았다.

그만한 능력이라면..태우와 함께 해도..될 것 같다.

자식들의 사랑을 인정하는게..뭐 그리 어려워서...힘들게 했다니..

"여보..다음엔..태경이 내외도 불러서 집에서 식사를 하지..서로들 알고 지내야지.."

"여보.."

"아버지.."

"아니,왜..? 다들 왜 그렇게 보는데..?"

회장님이..나를 인정한다는건가,,?

나의 집안 내력이나 학력이나,,뭐,,그런거 다 필요 없이?

"아버지..정말 고맙습니다.."

"아니..뭐가 고맙다고 난리냐..나도,,이쁜 딸하나 있었으면,,했다.."

이렇게..흐뭇하게 웃어 본지도..오래 된것 같군..

알고보면,,,행복이란게..상대적인데..

너무 나를 가두고 산것 같군..가족의 소중함을..잃고..그렇게..앞으로만 달려온것 같군...




태우오빠는 다시 괌으로 출장을 떠났고..

인원 보강과 더 많은 지원으로 프리티걸은..매출이 급상승을 보였다.

그렇게 바쁘게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가끔..주희언니가 결혼준비로 삼촌과 이것 저것 의논하며 밤늦게까지 있기도 했지만..

일이 힘들어서인지..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다.

아니,,관심을 두지 않으려 했다.

왜..? 왜..?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도..답할수 없으니..묻어두는것이였다.

"어..가영씨 왔어요..?"

"네.."

"가영씨,,이것 좀 봐줄래요,,?"

"이건..웨딩 드레스네요..직접 만드신 거에요? 이뻐요.."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을 자격이 있냐고,,누가 묻는다면..

난...뭐라고 할까,,의문이였다.

그래서 아이보리색의 드레스를 만들었다.

"고마워요..담에 가영씨 결혼하면,,내가 만들어 줄까요?"

"아니,,뭐,,전 아직..."

"아직 이라뇨..태우가,,얼마나 힘들겠어요..곁에서..지켜만 보기가,,후후.."

"다음주면,,결혼식이네요,,준비는 다 됐죠?"

"후후..남들은 결혼 준비로 야단 법석인데..우린 조용히 넘어가는것 같죠?"

"네..삼촌은..?"

"잠시 나갔어요..집에 과일이 없어서.."

이런..그러고 보니..관심을 안둔게..또 있었네..

집안 살림은..나 몰라라,,하고 지냈군..

예전 같으면..집에 신경 좀 쓰라고 할 삼촌인데..




"민기씨.."

"응..?"

"나,,떨려..실수하면 어쩌지?"

"내가,,곁에 있잔아..걱정마..."

- 이제 신랑 신부 입장이 있겠습니다. 신랑 신부 입장..

그렇게..나란히 들어 왔다.

여러 회사들이 보낸 축하 화한으로 꽤나 거창한 결혼식이었다.

오랜만에..아니 거의 보고 살지 않았던 친척들도..

내가 유한 그룹의 며느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알고 꽤나 친절을 보여 왔다.

아빠와 엄마도 무척이나,,뿌듯해 하셨다.

삼촌의 결혼을..

아니 어쩜 내곁에 있는 이 남자가 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렸을 수도 있다.

결국..내가 가지고 싶어 하던 것은..

이 남자가 나의 곁을 지킨다는 사실하나만으로..이루어질것만 같다..

하지만,,내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해..나를 빛내야만 한다..

그가 날 사랑한다는 이유로..나의 모든것이 아름다워질수는 없다.

스스로가 만든 힘이 있어야 아름다운 법이라고,,난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가장 많이 의지했던 삼촌은..이젠 한 여자만을 사랑하겠노라고..

맹세한다....

너무 이쁜 언니..아니 숙모군..이젠..

둘의 행복해 하는 미소...

"가영아..아마 넌 주희보다 더 이쁠거야..그치?"

그렇게 말하는 그가 곁에 있기에..내 입가에 미소를 피우게 한다.

사진 촬영을 위해 앞으로 나가는 중에 그는

"이번에도,,부케 내가 받는건 아니겠지?"

"훗..설마요.."

"설마라구? 만약 또 내가 받으면..내 소원 하나 들어주기,,어때?"

"음..좋아요..근데..소원이 뭔지 알아야지.."

"그건..."

휙~하고 던져진 부케를 잡은 태우오빠..였다..

이런 우연도 있나,,멍하니 바라보는데..

"너랑 결혼하는거..."




결혼식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

태우는 부케를 들고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옆의 가영이는..뭔가에 생각에 빠진듯..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휴...이젠 안심이야.."

"뭐가..? 그렇게 떨리던..?"

"훗..결혼식도 떨렸지만,,태우랑 약속한것 때문에.."

"뭘..약속했는데..?"

"이건 비밀인데...부케를 태우가 꼭 받아야 한다고..그래서.."

"그래..? 난 네가 긴장해서 그쪽으로 잘못 던진걸로 알았는데.."

"훗..아마,,내일쯤이면..태우랑 가영이가 괌으로 올꺼야..태우가 성공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