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이는 늦는다. 벌써 몇 달째 밤늦도록 들어오질 않는다. 멀어지는 그와의 사이에 불만은 없다. 그를 사랑하며 사는게 이런거라 생각한다 무조건 참아주면 그를 사랑하는 내가 된다 그에게 왜늦냐고 따져대면 우린 싸우고 그럼 사랑을 의심하고 아무데도 갈곳없는 난 더욱 초라해지고 슬퍼진다.
그러지 말아야지 저번에는 그와 싸우고 갈곳없는 내 불쌍한 모습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 내릴뻔했다. 마침 술취한 그가 들어와 그것도 못했지만 별이를 생각하면 너무 다행이다. 만약 내가 죽어버리고 우리별이가 다른 여자 손에 키워 진다면 아 난 죽어도 하늘 나라 못갈 것이다. 계모 밑에서 콩쥐처럼 일하며 구박 받는 그림만 떠 오르기 때문이다. 꼭 그렇진 않을텐데
더 잘 클 수도 있을껀데 어렸을때부터 힘들게 살아서 자수성가하는 억척같은 여장부로 클 수도 있을텐데 그러기엔 우리 별이는 나를 너무 닮아서 난 불안하다.
그가 안들어오는게 꼭 나쁘지 않다 난 내가 보고싶은 프로를 볼 수있고 나쁜 줄은 알지만 그가 밤새 노름을 하는지 뭘 하는지 그가 늦으면 늦을수록 그가 가져오는 돈의 액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 알량한 돈이라해 봤자 한달 생활과 아파트 융자금 그리고 애기 우유값 겨우 되지만 굶고 살진 않으니 원래 욕심이 별로 없는 내겐 충분하다 다만 불만이 있다면 내 옷을 살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지 하지만 아줌마 치고 자기옷 실컷 사는 배부른 아줌마가 몇 될까? 아니지 많지 내친구들도 그러고 사니 나만 이러고 사는 것이지 난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