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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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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헤림 2000-09-28

기석은 경애의 팔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갔다.
경애는 팔을 뿌리쳐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느새 기석은 경애를 자기의 아파트로 데리고 들어갔다.
기석의 집은 이사한지 얼마 안되어 박스가 몇개 있었지만 남자 혼자사는 방 같지 않게 너무나 깔끔하였다.
기석은 경애를 간이 쇼파에 앉혔다.
기석: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말이 없어.
경애: 뭐가 미안하다는 거죠 이렇게 나를 끌고 온거 아니면 말없이 나를 버린거 아니면 다시또 제 앞에 나타난거요 이제 다 소용없어요 이제 다 지난일이니까요 미안해 할것도 이렇게 마주앉아 있는것도 이상한 일이예요. 저는 그만 돌아가겠어요.

경애는 빨리 빠져나가고 싶었다 더 이상 있다가는 그녀가 그를 얼마나 그리워 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까봐 그것이 두려웠다.
경애는 자리 일어나 나가려 하는 그녀를 기석은 붙들고 그녀를 잡아 당겨 아무말 없이 강하게 안았다.
경애는 빠져 나오려고 몸을 비틀어 보았지만 기석이 너무나 세게 안아 꼼짝할수가 없었다. 애를 쓰던 경애역시 그를 안아본다 여전히 따스한 그의 품에
한참을 말없이 안고 있던 기석은 울고 있었다. 경애 또한 울고 있었다.
그렇게 말이 없던 기석이 경애를 풀어주며
기석: 이렇게 너를 얼마나 안아 보고 싶었는데 너의 그 사랑스러운 얼굴을 얼마나 보고싶어했는데 이렇게 너를 볼수 있다는게 이렇게 큰 기쁨인데 너를 얼마나 그리워했는데......
경애: 그런 말을 나에게 믿으라고요 당신이 떠난 지난 삼년간 내 생활은 어땠을거같아요. 그리웠다고요 아니요 저는 지옥에서 헤맸어요. 그립다는말로는 안돼요 보고싶단말도 표현이 안되는 생활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당신이 그랬을까하는 죄책감 그게 저를 살게 했어요 이제 모두 잊어가고 있는데 당신은 또 내 앞에 나타나 나를 이렇게 아프게 하려 하는거죠. 그때의 고통이 적었다고 생각했나보죠 이제는 아무말도 필요없어요.
제말 저를 그냥 내버려둬요 모르는 사람처럼 살아요 우리.

경애는 그동안 겪어왔던 고통이 다시오는게 두려웠다. 그가 다시 다가왔다가 다시 없어지는 고통은 두번다시 받고 싶지 않기에 그녀는 그녀를 부르는 기석을 뒤로하고 그의 집을 뛰어 나왔다. 뛰어나오면서 기석이 애타게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고 싶었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았다. 경애의 아파트가 가까워오면서 그녀는 갑자기 떨림이 느껴졌다.
그리고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경애는 보고 영주는 깜짝 놀랬다.
벌벌벌 떨며 온 얼굴에는 눈물 범벅인 경애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영주: 경애야 왜 그러노 어디 아프나? 왜 무슨일 있었나?
왜 이리 늦었노? 누가 따라오드나?
놀란 영주는 자꾸 물어 보았고 경애는 영주를 보는 순가 정신을 일었다.
경애가 눈을 떴을 때에는 영주가 물 수건을 들고 서있었다.

영주: 이제야 정신이 드노 도대체 밖에서 무슨일이 있었길래 그라노 아무튼 약 사왔으니까 먹고 푹 셔라 니가 요즘 무리를 해서 그런가부다 내일은 내가 잘 말해 놓을테니까 푹셔 알았제.

경애 힘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영주가 주는 약을 받아먹고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경애는 일어나려고하다가 다시 누웠다 몸이 너무나 무거웠다. 출근 준비를 하던 영주는 경애의 머리를 집어보며 한숨을 쉬었다.

영주: 열이 많다 아무걱정말고 푹쉬고 있그래이. 죽 끓여 놨으니까 조금 있다가 먹그래이.
경애: 알았어 걱정말고 출근해.

영주가 걱정스러워하며 나가고 현관문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아파트입구에 차가 먼저 나와 서있었다.

영주: 늦어서 죄송합니대이. 저때문에 늦으신것은 아닌지...
기석: 괜찮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혼자시네요.
영주: 예 어제 슈퍼간다고 나가더니 혼비백산해서 들어와가지고 오늘은 열이 너무 많이 나더라구요 혼자 두고 가기 걱정되지만 월말이라 저까지 빠지면 안될것같아서 나오긴 나왔는데 걱정이 되네요.
기석: 예 그래요.

기석은 차를 출발시켰다. 영주를 내려준 기석은 차를 돌려 다시 아파트로 돌아갔다.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경애는 영주가 자기가 걱정되어서 돌아왔나 싶어 일어나려했지만 일어 날수가 없었다 약에 취해서 정신도 몽롱하였다.
방문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경애: 영주니? 걱정할거 없다니까 뭐하러 도로 왔어. 나 괜찮다니까?
힘없이 이야기 하는 경애를 안쓰러운듯 처다보던 기석이 다가와 경애의 머리에 손을 얹어보았다.

기석: 뭐라도 먹은거야?
경애는 겨우 눈을 떴다.
경애: 여기 어떻게 왔죠 무슨일로 왔어요 돌아가세요.
더 이상은 말할 수가 없어 침만 겨우 삼켰다.
기석: 가만히 있어 화내면 더 아프니까 니가 아프다는 소리를 들었어. 니가 아프다는데 내일을 할 수가 없었어. 얼마나 아픈지 혼자있다는게 안심이 안되어서 내가 확인하고 싶었어. 그래서 허락없이 관리인 아저씨께 부탁해서 들어왔어. 이렇게 아프면서 혼자서 어떻게 하려고......
경애는 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기운이 없었다. 그저 눈만 감고 있었다.

기석은 주방에서 영주가 끓여놓은 죽을 가져와 경애를 부축해 놓고 먹이려 하였다.

기석: 자 이거라도 먹어 아무것도 안먹고 약을 먹으니까 더 힘이없잖아 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어 예전에도 기분이 나쁘거나 아프면은 아무것도 안먹었잖아 너를 먹게 만드는게 내 일이 었는데.....
경애는 고개를 돌렸다.

경애: 먹고 싶지 않아요 제가 먹고싶은면 먹을테니 돌아가세요.

기석: 니가 먹지 않는다면 돌아가지 않아 이렇게 언제까지라도 서있을거야 제말 고집부리지 말고 이것만 다먹어 그러면 가지말라고 해도 갈거야.
경애는 기석의 확고한 행동에 어쩔수 없이 지고 말았다. 자기가 먹으려고 했지만 기석은 기어코 자기가 먹여주었다. 경애는 죽을 받아먹으면서 옛날생각이 났다. 그녀가 아플때는 언제나 그가 이렇게 죽을 먹여 주었다. 혼자 자취생활하던 그녀가 아플때면 언제나 밤을 새워서라도 간호 해주던 그였다. 경애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옛날이 그리웠다. 그때는 너무나 행복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