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주말 차량 운행 전면 금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780

[제3회]


BY 임희라 2000-03-21

현지는 돌아가는 시계만을 바라볼뿐이다.(새벽3시를 넘긴 시간)
남편의 발소리에 현지는 벌떡 일어난다.
"당신이에요,왜 이리 늦었어요?"
남편은 아무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현지는 그런 남편의 모습에 화가나 남편을 뒤따라간다 .
"여보,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걱정하고 기다렸는지 당신 알아요? 늦게 올거 같으면 전화라도 해주셨어야죠.그리고 왜 늦었는지 정돈 내가 알권리가 있잖아요.."
남편은 여전히 말이 없다.
"네 그만두자구요.."
현지는 우진의 방에 들어와 우진을 한참동안 쳐다보다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우진아,엄마 너무 힘들어.사는게 너무 재미없다...'
현지는 맘속으로 자신의 결혼을 후회했다.시간을 돌릴수만 있다면 결혼전의 그때로 되돌리고 싶었다.
아침이 되었다.잠깐 잠이 들었던 현지를 우진이 깨운다.
"엄마,엄마,일어나세요.나 학교가야해.아님 그냥 주무실래요? 내가 문 잠그고 나갈게.엄마 어데아픈건 아니지?"
"응..우진아 미안해.엄마 머리가 좀 아파.도시락은 엄마가 이따가 가져다 줄테니까 문잠그고 가.차조심하고....."
"응,엄마.아참! 아빠 안계시던데요..아고 나 늦겠다. 그럼 엄마 다녀오겠습니다."
현지는 남편이 없다는말에 깜짝 놀란다. 들어온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나갔다는게 이상하다.그것도 만취한 상태에서 어딜갔을까..하는생각에 더더욱~~
하지만 남편에게 전화하지 않는다.걱정하고 싶지 않다.
어느덧 낮이 되었나보다.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눈이 부실정도이다.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아~~미나엄마야? 아참 학원가는걸 잊었네..호호.내 정신이 이래.그럼 이따가 보져 머.그래요..네.."
현지는 학원을 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왠지모르게 들떠있다.
현지는 우진의 도시락을 가져다주러 밖을 나섰다.
그런데 등뒤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부른다.
"현지씨 아니십니까? 현지씨.."
"아~~네.선생님이시군요.어디가시나봐요."
현지는 어제와는 다르게 다정하게 그를 대한다.영환은 밝게 미소짓는 현지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는 묘한 감정에 빠지려 한다.
"네.저야 갈곳이 한군데 밖에 더있겠습니까? 학생들 가르치러...그런데 현지씬 어디 가세요? 그거 도시락인거 같은데....."
"네, 오늘 우리애 도시락을 못 챙겨주었거든요,제가 늦잠을 자서.."
"하하하..그래요, 그 녀석 기분 좋겠는데요. 이리 이쁜 엄마가 도시락도 가져다 주고..부럽네요.."
현지는 빙긋 미소를 띄운다.
"전 저쪽으로 가면 되요.선생님은 저길이니까..그럼 오후에 뵈요."
"네.그럼 어서 가보세요.."
현지는 시계를 보고 좀 늦은거같아 조심스레 뛰어간다.
우진의 교실앞에 현지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찾자.
"엄마,나 여??는데..헤헤 놀랐지?"
"이 녀석 장난은..그래 우진이 자리가 어디니?"
"응.저기 있자나 오른쪽에서 두번째에 앞에서 세번째 자리가 내 자리야."
그러자 한 아이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전 우진이 짝 정윤태라고 해요."
"네가 우진이 짝이구나.그래 서로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고.가끔 아줌마네 집 놀러와.아줌마가 맛있는거 해줄께..알았지?"
"우와~~그래도 되요? 그럼 나중에 꼭 가봐야지.."
"그럼..아참 우진아,엄마 오늘 학원 가는거 알지? 혹시 니가 먼저 오면 밖에서 엄마 기다리지 말고 먼저 문따고 들어가라고.."
"응, 다녀오세요 그럼.."
"그래 얼른 가서 점심 먹어.."
현지는 돌아오는길에 미나엄마를 만나기로했다.
오늘은 미나엄마가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다.
"미나엄마 일찍 나왔네 오늘은.."
"응.그런데 왜 그쪽에서 온대?"
"어..우진이 도시락 가져다 주느라고..내가 오늘 늦잠을 잤자나 글쎄.."
"아니 우진엄마도 늦잠자? 무슨일 있었어?"
"어머머 난 늦잠도 못자나? 어제 좀 늦게 잠이 들어서 말야.."
"자긴 불면증때문에 큰일이다.병원에선 모래?"
"신경성이래지 머..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괜찮을꺼야..휴~~늦겠다 빨리가자."
현지와 미나엄마는 하룻사이에 있었던 이야기에 웃고 떠들고..
그러다 학원에 도착한 둘은 박선생을 먼저 찾는다..
"안녕하세요,미선씨?"
"네, 그런데 제 이름만 불러주시네요..우진엄마 이름은 잊었나?"
"하하하..아뇨 그럴리가요.현지씬 아까 낮에 잠깐 뵈었습니다."
"응..미나엄마 나 우진이 도시락 가져다 주러 가는데 박선생님이 학원 가시는중이시더라고."
"그랬구나..괜히 좋아했네..난 박선생님이 내 이름만 기억해주시는줄 알고..
미나엄만 우스게 소리를 하며 현지를 웃긴다.
"현지씨 아들이름이 우진이에요? 이름 이쁘네요"
"네.고마워요"
"자자 이러지 말고 들어들 갑시다.공부는 해야 시험을 보지않겠어요..호호호"
"아차.내 정신좀 봐..제가 두분덕에 선생이라는걸 깜박했습니다..하하하"
현지는 영환의 웃음소리가 좋다.
주위 사람들을 신경쓴다던지 멋있게 보이려한다든지 그런건 찾아볼수가 없다.
그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