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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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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BY 그대향기 2025-03-02




지난 해 8월
복더위에 소위 말하는 필혼을 했다.
위로 딸 둘에 막내가 아들이었는데
큰딸에 이에 막내가 먼저가고
둘째 딸이 마지막으로 결혼을 했다.

공부욕심이 많았던 둘째는
국내대학 외국대학 두번이나 다녔고
외국여행도 결혼 전에 신나게 다녔다.
30대 중반에 네살이나 연하 남편을 만나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8월의 신부가 되었다.

결혼식 준비도 해외에 있으면서
어찌어찌 준비를 다했고
없는시간 쪼개가면서 웨딩촬영도 하고
우리부부는 결혼식 당일에
참석만 해도 되게  철저히 준비를 했다.

상견례도 번거롭거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안사돈끼리 한복을 맞추는 날 보는걸로
최대한 간소하게 만남을 가졌다.
서로간에 거리도 멀고
애들이 외국에 있었던 기간이라 그러자고 했다.

내가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여러번 만나기도 힘들었고
결혼식 준비는 두 따님을 먼저 결혼시킨
사부인께서 세심하게 다 챙겨주셔서
고맙고 감사했다.

8월 마지막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날
멀리서 가까이서 고마운 분들이
참 많이도 자리를 빛내주셨다.
진주 남강이 내려다 보이는 호텔에서
다른 결혼식이 없어서 쫒기지 않고 차분하게 잘 치루었다.

큰딸과  막내아들 결혼식에서는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는데
그날은 신부입장서부터 눈물이 쏟아져
혼주화장이 다 지워지고 중간중간
도우미들이 화장을 고쳐주느라 바쁘게 오갔다.

늘 조마조마
남편없이 혼주석에 앉게 될까 조심스러웠고
딸이 아빠 손을 못잡고 혼자서
신부입장할까봐  얼마나 맘 졸이며
살았는데 그 모든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니까 눈물이 둑이 터지듯 쏟아졌다.

다 해냈다는 안도감에
남편이 같이 앉아 있어준 것에 감사해서
둘째도 어려운 공부를 잘 마치고
의사가 되어 준것에 고맙기도 하고
사위도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라 
이래저래  애들 키우면서 고단하고
힘들었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밀려드는데.

네번의 암수술로  사선을  넘나들었던  남편이
내 옆에 없었더라면 혼자서는 어려웠을
삼남매 육아와 교육과 결혼까지
그날 그 시간 나는 숙제를 잘 끝낸것 같아
행복한 눈물을 흘렸던거 같다.

신혼부부는 결혼식 1주일만에
출국해서 지금은 외국에 있다.
올해 8월쯤 딸만 먼저 입국하고
사위는 조금 더 있다가 들어 올 예정이다.
지금 우리집에는 신혼집에 보내줄
새살림들이 하나 둘씩 쌓이고 있다.

큰살림은 들어와서 둘이 준비할거고
당장 급한 것들 위주로
작고 예쁘고 실용적인걸로 준비한다.
서울에서 신혼살림을 차릴거라
준비하기도 편하니까 최대한 검소하게.
꼭 필요한 주방그릇만 마련하기로 했다.



추신ㅡ오랜만입니다~
          많이 바빴어요.
          지금도 바쁘고 그래요.ㅎㅎ
          여러번 들어오고 싶었는데
          아직도 투잡을 뛰느라 바쁘네요.
          불러주고 쓰임이 있어 행복합니다.
          예순다섯
         적은 나이는 아닌데 실감이 안 나요.
         모두들 건강하시고 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