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천둥이 쳐도 모르고 방만 지키고 앉았었다.
큰아들이 떠들면서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난다.
"전기톱 가져와서 잘라야겠어요."
:"뭘?"
"모르고 계셨구나요. 감나무가 부러졌어요."
비가 내린다고 꼼짝도 않고 앉았었더니, 제법 건장한 감나무 한 가지가 부러져서
담 위에 몸을 얹어 놓고 있다. 그걸 바라보고 있을 영감이 아니지.
부지런한 아들이 쇠톱을 들고 올라와서, 두 남자가 단 번에 쳐 버린다.
에구~. 그나마 풍신이 나더니 볼성도 없이 꺾여버렸다.
계단을 가리던 가지도 아깝지만, 주렁주렁 달렸던 단감이 더 아깝다.
오~호라! 올해도 마누라 먹일 만큼은 되겠구나 한다.
영감~! 잊었수? 나는 단감보다
말랑말랑한 홍시가 좋다니께여
암만 많이 먹어도 탈도 안 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