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이 가운데 서 계시고 옆으로 아드님들 잘 서 보세요."
나의 말에 남자들이 움직이고 내가 사진을 찍는다.
스마일~~~
비슷한 키의 네 남자와 젊은 청년만 툭 튀어나온 키가 재미나다.
지나가는 친절한 여성이 자처하여 가족사진을 찍어 주었다.
왼쪽의 자전거길과 오른쪽의 호수가 노란은행나무가 가을을
나타내는 그림이라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조용한 남자들 틈에서 나와 막내동서는 분위기 메이커가 된다.
특히 막내는 쉴 새 없이 재잘거림으로 즐거움을 주는
입담꾼이다.
20년을 지켜 봤지만 늘 한결같은 사람이 우리막내동서다.
키가 크면 싱겁다는 어른들 말이 가끔은 아니다.라고 알려주는
사람이 또 우리동서이고.
건강한 몸에 손재주도 많고 눈썰미가 있어서 허투루 보는 게없다
작은 거 하나도 지나치지 않고 칭찬을 잘하고
아이들 교육에도 맹렬한 엄마고 아이들과 대화도 폭넓게 잘한다.
큰 조카가 작년에 대학에 잘 입학을 한 것은
분명 동서 몫도 크다고 본다.
나의 손을 맛사지 해주며 손목의 뼈와 뼈사이를 꼭꼭 놀러주면
아픈 손에 도움이 된다며 티타임 하면서 열심히 만져주며
요령을 알려주는데 정작 아파야 되는데 안 아프다니까
기술을 잘못 배워 왔단다..ㅋ
가끔은 동서가 큰동서 같다.
아버님께도 살갗게 말을 잘 붙이고
무언가를 잘 드리고 용돈도 자주드린다.
물론 여기에는 시동생이 코치역할도 할 것이다.
-내가 막내동서였다면 어땠을까?
신혼 때는 나도 시부모님께 살갗게 잘대해 드렸는데
이젠 할 도리만 겨우하는 세월을 못이긴 사람이 되었다.-
동서는
늘 편안하게 여유가 있고 잘 베풀고 사람을 좋아하고 인정이 많다.
그리고 사리에 밝고 실용주의자다.
나는 동서의 허벅지를 부러워한다.
허벅지가 두꺼우니 에너지가 솟는 것이 느껴진다.
인성은 마음에서 나오고 힘은 허벅지 근육에서 나온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낀다.ㅎ
과일 배를 우리차 트렁크에 넣어주며 인사를 깍듯하게 하고는
동서는 시동생에게 팔짱을 끼고 걷는다.
까르르거리며 걸어가는 부부의
그림이 가을 햇살만큼 따사롭고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