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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BY 그대향기 2021-01-04

어째 어감이 좀 그렇다.
다 늙은사람같고.
아무리 인생은 60부터라 해도 환갑이라는 나이는 늙은 느낌이다.
은행에 돈을 넣어도 이렇게나 잘 불을까....
착실하게 꾸준히 악착같이 더하고 또 더하더니 드디어 환갑이라~
어지름증이 나려고한다.
평균나이에 비하면 아직은 청춘인데 환갑이란 어감이 마음에 안 든다.

그래도 뭐 어떡하랴
나만 늙는 것도 아니고 나만 환갑을 맞이하는 것도 아닌데.
표나게 잘 한 일은 없는 것 같은데 언제 세월이 이만큼 흘렀는지 모르겠다.
어느 새 반백인 머리카락
미용실원장은 자꾸 염색하라 권하지만 어째 염색은 하기싫은지 몰라.
얼굴주름살은 별로 없는 편인데 머리는 희끗희끗 반백이다.
그런 내 머리색을 보고 참 멋있게 나이든다는 사람도 있다.

별다른 노후대책없이 세 아이 대학공부와
남편 대학공부까지 끝내고나니 속 빈 강정같다.
둘째는 대학을 둘씩이나 하고 외국유학까지 했으니 더 그렇다.
큰딸은 결혼시켰고 아직 둘은 남았는데 이젠 더 해 줄 여력도 없다.
환갑을 전환점으로 애들에게 보내는 모든 지원을 끊을 작정이다.
둘째  유학비도 마지막 등록금과 생활비까지 다 마무리했다.
등록금 비싸기로 유명한 사립대를 나와서 외국에서 대학을 또 다녔으니 에휴...

막내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했고 독립했다.
고마웠다.
취준생생활을 길게 했더라면 서로 힘들었을거다.
큰딸과 막내는 둘 다 국립대를 나와서 그래도 좀 덜 힘들었다.
학비며 생활비를 가장 많이 갖다 쓴 둘째다.
그런 둘째가 2020년 마지막 날 무슨 보험회사증권 같은 걸 만들어서 내 밀었다.
2021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모든 수입의 10%를 부모님께 드린다는 증서였다.

조금씩 하고 있는 주식수입이며 꽤 짭잘한 과외수입 그리고 앞으로 생길 병원수입까지
모든 수입의 10%를 부모님노후연금식으로 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세상에 이런 로또가~~~
아무도 생각을 못했던 빅이벤트였다.
같이 있던 큰딸도 놀랐고 남편이나 나도 모두 소리내어 웃었다.
나중에야 어찌될지언정 우선은 듣기좋고 반가운 일이었다.
둘째 말이 돈 제일 많이 갖다 쓴 자식이라 그리해야 된다면서.

나중에 결혼하더라도 남편한테 꼭 미리 이야기할거고
시댁에도 이런 조건으로 효를 해야한다면 그렇게 할 예정이란다.
그러면 서로가 공평해진단다.
서로 눈치  안보면서 부모님한테 효도하는 방법일거라며
반드시 지킬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란다.
지급 일은 매월 마지막날인걸로.
대박이다.

결혼하고 살다보면 이 약속이 못 지켜지고 안 지켜질지도 모른다.
그건 그 때 일이다.
지금 당장은 듣기좋은데 뭘.ㅎㅎ
공증이 없는 것이니만큼 강제집행의 효력은 없다고본다.
자발적인 아이디어이며 스스로 헌납하는것이니까.
일단은 이번 달 말일을 기다려보는거야.
아낄때는 지독하다싶을 정도로 돈을 아끼는 아인데 큰 결심을 했다.

코로나 때문에 점점 어려워지는 장날매상이다.
입출금통장의 잔액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매달 일정하게 나가야하는 보험금이나 기타 공과금 생활비는 칼 같은데
매상은 줄어들어 잘 버텨내려나 고민이었다.
둘째의 10% 지원금이 얼마나 도움이 될럴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다.
최소한의 생활비는 확보된 셈이다.
둘째야 부디 흥해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