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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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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쇼


BY 마가렛 2020-01-07

딸이 앞치마까지 두르고 바쁜 모습으로 움직인다.
아빠를 위한 특별 선물료 '뱅쇼'를 만들겠단다.
뱅쇼... 프랑스 말이다. '따뜻한 와인' 이란 뜻인데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맛도 궁금하다.

피곤한 나도 형식적으로 엄마가 도와줄까? 생색을 낸다.
괜찮다 하면서 열심히 뱅쇼를 만들더니
최종적으로
"아빠는 신맛이 좋아? 단맛이 좋아?"
"신맛보단 단. 맛."
"오케이"


재료도 깔끔하다.
적포도주, 사과, 레몬, 귤이나 오렌지, 통후주, 설탕, 시나몬스틱....
뭉근히 오랫동안 끓인다.

남편이 한모금 마시더니 너무달다.하며 얼굴을 찡그린다.
딸은 아빠가 단게 좋다고 했으면서. 한다.

벌써 여러 날 목감기가 쉽게 사그러지지 않고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딸이 준비한 선물인데
이왕이면 맛있다. 최고다. 하면 좀 좋아.

시나몬스틱 사러 일부러 마트까지 갔다온 딸인데.
과일 손질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며 오롯이 홀로 만들어낸 뱅쇼인데.

남편은 말한마디로 점수를 깍아 먹는 고쳐지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
딸과 나는 남편의 이런점이 단점이라며 뒷담화한다.

우리나라에선 대추차나 생강차로 겨울나기를 하는데
유럽에선 뱅쇼를 거울에 잘 마신다니 문화차이겠지만
역시 내 입에는 대추차가, 생강차가 좋더라.

 
뱅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