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버벅거리기 시작한다.
작은 불편함을 즐기는 나이기에 굳이 남편이 핸드폰을 바꿀 때가 됐다고 해도
못들은척 좀더 사용해도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급기야 카톡을 하는데 모음자음이 조화롭게 이루어지길 않는다.
답장을 보내려고 글자를 누르면 자기 멋대로 숫자도 튀어나오고 모음끼리 춤을 춘다.
어라? 이젠 폰도 수명이 다 되었으니 새로운 폰을 사야되나 싶기도 하고
아직은 쓸만한데 겨우 2년 남짓 썼는데 또 갈아 타려니 마음이 가질 않는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폰을 새로 밀어 보자고 한다.
어제 1시간 이상을 폰에서 컴으로 연결을 해서 새로 부팅을 하고 나에게 건넨는데
문제는 비밀번호가 틀렸단다.
내비밀 번호를 내가 모를까 싶어 고이고이 눌러도 30분 후에 다시하란다.
1시간 후에 다시하란다.
화가 은근히 났다.
남편도 답답한지 쓰레기통에 버리란다.
불난데 부채질 하누?
할 수 없이 a/s센터 가려고 약도를 찾으면서, 혹시나 하면서 비밀번호를 다시 눌렸다.
4자리가 아닌 6자리를 눌러보니 폰이 환하게 새롭게 탄생했다!!
어찌하여 6자리 비밀번호를 원하시는 건가요?
보통 때는 4자리 비밀번호나 지문으로 오케이를 하시더니만..
다행이다.
폰이 없으면 옆구리가 허전하고 절친과의 약속에서 철진이 나타나지 않아을 때의 기분이었을텐데.
고맙다.
새롭게 앱을 깔면서 생각을 했다.
폰도 용량이 꽉 찼다고 하니 폰도 비우자
미니멀라이프인데 폰에도 적용해보고 쓸데없는 앱은 모두 없애고
지금 필요한 것만 꼭 필요한 것만 사용해서 폰도 숨을 쉬고 여백의 미을 느끼게 하자.
남편이 답답한지 전화를 햇다.
지금 전화 받을 시간 없어요.
앱에서 민증 사진 올리라고 해서 지금 열심히 찍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