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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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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닭보듯이


BY 가을단풍 2019-02-25

큰딸이 수술한지 거의 일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 마지막 수술이었기를 기대한다.

  아직도 심하게 다리를 절고 있다.
이제 날자만 가면 정상으로 돌아오겠지하는 마음으로 위로해본다.

이제 금요일이면 학교로 떠난다.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려는지 걱정이다.
그러나 눈을 딱 감았다.
기숙사 생활을 하기힘들다는 말을 뚝 잘랐다.
학교밖에 거처를 마련하면 생활이 더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좀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서로 티격티격 부딪쳤다.
서운함과 걱정이 앞을 가로막지만 한편으로는 만세를 부르고 싶을 만큼 후련하기도 하다.

 아!
이제 이집에는 소랑 닭이랑 남겠구나.
소닭처다보듯이 닭이 소쳐다보듯이
밤이 되면 소가 저 멀리 있는 닭을 쳐다보며
"어 거기 닭 잘있구나."
닭은 소를 보며 "어 거기 소 잘있나
그렇게 그렇게 무덤덤하게

이제는 싸울것도 미울것도  없이 그냥 아무렇지도 안은 그런관계 .
쓸쓸하다. 방안에 가득 쌓아놓은 딸아이 짐을 바라보며 슬퍼서 조금 울었다.

내 나이 60
정말 많이 것이 나를 슬프게 했다.
어쩐히 남편에게서 마음이 돌아앉아진다.
이것은 여러가지의 의미가 있다.
얼마전엔 시댁문제로 엄청 서운한일이 있었다.
다툴만큼 다퉈도보고 미워도 했지만 이제는 지쳤나보다.
남편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해주면 다 이해할수 있었던일인지
끝까지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하며 말을 주어섬기듯 되풀이한다.

언제 부터인지 싸움이 끝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에서 멀어지니 몸또한 멀어진다.
몸이 멀어진다해도 급할게 없고
마음이 멀어진다해도 성날것이 없다.
그저 소 닭보듯이 닭 소보듯이 그렇게 사는거다.
그게 중년의 인생인가보다.

이제는 무서운것이 없다.
고집스러운 시아버지도 전혀 무섭지 않고
위풍당당  언변이 뛰어났던 시어머니도 전혀 무섭지 않다.

애지 중지 유리그릇처럼 끌어앉고 살아왔던 딸 아이들도 전혀 무섭지 않다.
내가 없어도 이 애들은 잘 살테고
다행히 딸셋이 모두 지 밥벌이는 할 만큼 능력은 있을것 같다.

인생 60이라는 것이 이렇게 많은 것을 정리해주는 나이인가보다.
아 그렣쿤
무서운건 딱 하나 있다.
돈은 무서운것 같다.
나이먹으면서 여기 저기 몸둥이가 고장나기 시작했다.
내 몸 구석 구석에 시계가 달려있는듯 고장난 세월이 자꾸 자꾸 추가된다.
돈이 있으면 고장난 벽시계를 수리할수 있으니 돈은 무서운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