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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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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이


BY 이루나 2018-12-16

딸이 취업을 했다.

1년을 있겠다고 호주를 가더니 7개월을 채우고 8개월째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고 얼마후에 하는말이 " 엄마 나 호주에 가 있는 사이에 친구들이 다
취업을 했네 백수는 나혼자야" 한다 . " 그랬구나 다들 잘 됐네" 하자 "두 친구는
아빠가 꽃아줬대 아빠들이 쪼끔 괜찮거든" 한다. 딸을 보고 웃으면서  아빠찬스
없어서 서운하냐? 너나 나나 " 이생망이니 다생기를 하자" 내말에 딸이 빵 터졌다.
오옷 ~울엄마 그런건 어디서 배우셨어요. 캬캬캬캬~~( 이번생은 망했으니 다음생을
기약해) 그런 시덥잖은 위로를 하고 웃었는데 다행히 빨리 취업이 됐다.

종로3가에 회사가 있으니 방을 얻어 주어야 겠는데 춘천 촌 아줌마가 마음이 급했다.
지하철 노선표를 컴퓨터에 켜놓고 용산쯤을 가르치니 신길을 찍는다. 1호선과 5호선이
있는 더블 역세권이고 친구들이 둘이 있단다. 신길역 1호선 근처에 오피스텔을 구해
놓고 차에 한가득 이삿짐을 싣고 경춘가도를 달리면서 딸을 찔러봤다.  안양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가 1호선을 타고 올것을 염려한 엄마의 노파심이 발동 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 아는 사람 이야긴데 딸이 올해 대학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원룸을 얻어주었단다.
그런데 며칠전에 딸에게 줄 반찬을 들고 아침 7시에 남편과 같이 들렀는데 딸이 안에서
문도 안열어주고 그냥 가라고 하더란다. 아마도 안에 남자가 있었던 게지 결국 딸의
얼굴도 못 보고 돌아 왔는데 일주일째 서로 연락을 못하고 있다는구나. 딸은 딸대로
미안해서 전화를 못할테고 엄마는 엄마대로 이걸 어떻게 혼내주나 걱정이 많겠지.
너는 어떻게 생각해? 했더니 " 첫째 미리 연락을 하고 갔어야하고 둘째 그게 혼날일은
아니지요" 한다. 엥,,,,,,,,,," 그게 왜 혼날 일이예요 ? 대화로 풀 일이지 출근 전이라고
항상 집에 있으란 법은 없잖아요? 친구랑 놀다 거기서 잘수도 있고 아침일찍 사우나를
들러 출근 할수도 있고 변수는 많잖아요. 그리고 지금은 30대 40대까지 결혼 안하는
비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 그사람들은 아무것도 못해요." 한다. 이론은 맞는데
마음이 불편해졌다. "절대로 혼날 일은 아니다."
나의 혼잣말에 딸이 말하길 내 친구들 중엔 모태신앙을 가진 천주교 신자도 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도 있는데 가끔 그친구들 하고 이야기를 하면 그친구들은 굉장히
혼란 스러워 해요. 성서나 성경에는 그걸 죄악시 해 놨잖아요.자기들이 어려서부터 
교육 받은 것 과는 너무나 다른 거지요. 하는 딸의말에 그래 맞아 성경도 몇 백년전에
씌어진 것이니 현실과는 괴리가 있겠지 인정해 엄마가 혼낸다는 건 등짝 스매싱이나
고함이 아니야  그사람에 대해서 얼마 만큼의 신뢰가 있는지 그런 관계가 되어도
괜찮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건강한지 관계가 깨졌을때 곤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대비는 했는지 서로 충분한 이해가 되도록 대화를 해야겠지 그래서 엄마가
얘기했어 딸이 먼저 연락 하기는 힘이 들수도 있으니 먼저 연락해서 대화를 하라고 ,,,,,
잠시 내 얘길 듣고있던 딸이 " 나는 이런 엄마가 되고 싶어요. 내 친구 엄마중에 딸이
대학을 들어가자 피임기구를 가방에 넣어주면서 꼭 필요할때 쓰라고 했데요. 그리고
친구가 남자친구랑 여행을 가도 그냥 잘 다녀 오라고 재밌게 놀다 오라고 하고 엄마랑
친구처럼 모든 얘기를 공유해요." 한다. "엄마는 그런 진보는 아냐" 내말에 싱긋 웃으며
"알지" 한다.

그리고 일주일 후 오랜만에 아는 언니를 만났다.
딸이 취업하고 이사해준 이야기를 하다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 당연히 혼날 일이라며
딸에게 가는데 왜 미리 연락을 하고 가야 하냐 부모가 딸 보러 가는데 아무때나 가면
되지 하며  발끈한다. 이 언니 결혼을 안한 비혼인데다 청교도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67세의 사고에 부합하는 말이다.  웃으면서 연락을 하고 가는건 맞지요.
내가 얻어준 자식 방이라고 그렇게 아무때나 가도 된다고 우기면 안돼요. 
젊은 애들한테 그렇게 얘기하면 왕따 당해 했더니 그런가 한다.

엊그제 오래전부터 알던 지인들과 송년모임이 있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이야기를 해봤다. 우리딸이 하는말이 뭐라는지 맞혀봐? 했더니 다들 혼날일이 아니면
뭔데 하고 묻는다. 그중 제일 젊은 48세의 막내가 미리 연락을 하고 갔어야지 잘못했네
한다.  빙고다. 역시 세대는 못 속여 나도 그건 그렇게 생각했어 이번에 딸하고 대화를
하면서 나도 생각이 많더라. 나역시 70대나 80대하고 대화를 하면 세대차이를 느끼는데
우리딸도 그리고 30대나 40대들도 나하고 대화를 한다면 똑 같은 감정을 느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거리에서 서로 껴안고 입맞춤까지 예사로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몇해전 노을이 지는 저녁에 아는 언니와 거리를 걷는데
그런 젊은이들과 맞닦뜨렸다. 함께 가던 언니가 들으라는 듯 화를내며 궁시렁 대기에
그러지 말라고 했다. 자식 키우는 사람은 입찬소리 하면 안되요. 나는 우리딸이 대학
가고 남친이 생겼다길레 저런 형상이 보이면 우선 멀리서 실루엣으로 확인부터 해봐요.
혹시나 그럴리는 없겠지만 자식을 다 아는건 아니니까 했더니 그건 맞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식을 둔 부모들이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젊었을 때는 스스로 많이 알고 이해의 폭이 넓다고 생각했었다.
30대 40대를 지나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것들을 따라 잡느라 늘 숨이 찼다.
기계가 발전하고 모든 환경과 문화가 발전하고 젊은 이들의 사고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 간다.  모든 분야에서 아는것 보다는 모르는게 많아지고 사고는 젊은 날의
나를 반영하느라 제자리를 맴돈다. 움츠리는 사고를 벗어나자 하면서도 나는 또
딸에게 당부한다. 밤길 조심하렴 남자도 조심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