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발관 앞을 지나노라면 쇼윈도에 군자란이 보인다.
어느 해 봄에는 꽃대가 두개나 올라와 있었다.
우리 군자란은 꽃필 생각도 안하는데 쟤는 꽃대가 두 개나 되네.
괜한 시기심이 생겼다.
그 군자란이 꽃을 화려하게 피우고
고운 자태를 보란 듯이 뽐내고 있을 때 쯤
우리 집 군자란도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꽃대가 하나지만 그 군자란에 비해 꽃이 풍성해 좋았다.
올해도 그 이발소 앞을 지나는데 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었다.
꽃대는 하나지만 풍성한 꽃이 나 예쁘지롱~ 하고 있었다.
우C~~~ 우리 꺼는 왜 소식이 없는 거야?
우리 군자란에 대해 불만을 생각했다.
첫째 잎이 양 갈래로 가지런했으면 좋겠는데
사방팔방 마구 뻗어 미친여인 풀어헤친 머리모양처럼
사방팔방 마구 뻗어 정신없다.
둘째 꽃이 지고 나면 새끼치기를 해야 하는데 안한다.
예전에 키우던 군자란은 새끼치기 너무해서 여기저기 분양해 주기 바빴는데 얘는 소식 없네. 딩크족인가? 한해 두 번 꽃을 보여 줘서 사랑했는데 10년 넘게 잘 키웠는데 팔래 널다 피죤물이 들어가 죽고 말았었다. 아~ 슬픈 현실이여~
셋째 꽃대 좀 쑥 올리고 꽃피어라.
꽃 피지 않아 불만인데 꽃대가 보인다.
급했는지 꽃대 올리기 시작하자마자 잎사귀 사이에서 꽃이 피기 시작한다.
어휴~진득하게 꽃대 좀 쑥 올리고 피우지
자라목처럼 집어넣은 것처럼 꽃
대 모양만 만들고 뭐하는 짓이야?
꽃대 재대로 올리고 피우란 말이야.
꽃구경 제대로 하고 싶단 말이야
꽃은 피고 지고 다른 송이가 또 피는데 꽃대는 올라오지 않네.
어휴~그렇게 잎사귀 틈에서 찌그러져 피니 좋니?
순서를 모르는 바보야?
서둘러 피는 걸보면 성격이 급한 거야?
꽃대가 천천히 올라오는 것 보면 느긋한 건가?
두 송이 째 지고 나서 꽃대가 올라왔다
휴~다행이네 지금이라도 재대로 꽃구경할 수 있어서 말이야
넷째 번식을 안 하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번식을 안했다.
이번 꽃지고 나면 번식 좀 해라
너처럼 잎사귀 산발 하지 않고 양 갈래로 가지런히 단정한 애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