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뜨면 돌아다니고
학교를 갈려면 자그마한 산 하나 가비얍게 등산해서 등교하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에서 초, 중, 고를 다녔다
어릴때는 밥상에 너무 자주 오르던 나물이 싫었다
그도 그럴 것이 봄에는 여리디 여린 어린순의 봄나물, 초여름에는 봄나물보다 조금 큰 곰취, 고사리, 곤드레, 달레
한여름에는 지나가다 보이는 돈나물, 민들레, 가지나물, 고구마순
겨울에는 말려둔 온갖 묵나물과 고사리들
나물들과 함께 계절을 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가정을 가지고 어른이 되니
제일 빨리 달라지는게 입맛이다
그중에서도
" 나물 맛을 알게 된 것이다 "
봄에서 오는 나물맛은 쌉싸래 하다라는 표현이 더 어룰릴 듯하다
나물이 쓴맛이 돌면서도 알싸해서 자꾸만 젖가락이 더 가고는 햇다
해를 거듭하면서 찾아먹게되는 나물의 매력이라니....
지금의 나는
삼겹살도 너무 즐긴다. 기숙사에 있는 아들과 오후 근무를 하는 신랑과는 일상의 사이클링이 안 맞으니
혼밥을 즐길 수 밖에 없는데
삼겹살을 먹다보면 나도 모르게 밥상위에 봄기운이 품어져나오는 제철 나물들도 올려져 있다
굳이 찾아먹지 않는 각종 영양제들
그럼에도 물러서기에는 살짝 불안한 마음을
이제 막 녹기 시작해 반짝거리면서 동그랗고 연한 녹색머리를 슥 들이미는 그래서 살짝 살짝 들여다보이는
연녹색의 어린 생명순의 에너지를 얻어 이봄도 은근슬쩍 지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