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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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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맛을 알게 됐다


BY 나무동화 2018-03-07

아침에 눈뜨면 돌아다니고
학교를 갈려면 자그마한 산 하나 가비얍게 등산해서 등교하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에서 초, 중, 고를 다녔다
어릴때는 밥상에 너무 자주 오르던 나물이 싫었다
그도 그럴 것이 봄에는 여리디 여린 어린순의 봄나물, 초여름에는 봄나물보다 조금 큰 곰취, 고사리, 곤드레, 달레
한여름에는 지나가다 보이는 돈나물, 민들레, 가지나물, 고구마순

겨울에는 말려둔 온갖 묵나물과 고사리들
 나물들과 함께 계절을 나기 때문이다

나물맛을 알게 됐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가정을 가지고 어른이 되니
제일 빨리 달라지는게 입맛이다
그중에서도
" 나물 맛을 알게 된 것이다 "

봄에서 오는 나물맛은 쌉싸래 하다라는 표현이 더 어룰릴 듯하다

나물이 쓴맛이 돌면서도 알싸해서 자꾸만 젖가락이 더 가고는 햇다

해를 거듭하면서 찾아먹게되는 나물의 매력이라니....

 

지금의 나는

삼겹살도 너무 즐긴다. 기숙사에 있는 아들과 오후 근무를 하는 신랑과는 일상의 사이클링이 안 맞으니

혼밥을 즐길 수 밖에 없는데

삼겹살을 먹다보면 나도 모르게 밥상위에 봄기운이 품어져나오는 제철 나물들도 올려져 있다

굳이 찾아먹지 않는 각종 영양제들

그럼에도 물러서기에는 살짝 불안한 마음을

이제 막 녹기 시작해 반짝거리면서 동그랗고 연한 녹색머리를 슥 들이미는 그래서 살짝 살짝 들여다보이는

연녹색의 어린 생명순의 에너지를 얻어 이봄도 은근슬쩍 지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