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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7일-봄이 벌써 와 버렸다


BY 사교계여우 2018-03-07

3월7일-봄이 벌써 와 버렸다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어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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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며칠간은 다시 꽃샘추위가 있지만
그래도 큰 추위는 모두 지난 셈이다.

 

조상들은 경칩을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로 파악했다.
그래서 ‘경칩에 흙일을 해야 탈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겨우내 미뤄뒀던 일을 이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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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은 장을 담그고 사내는 담을 쌓고 밭을 갈았다.
조상들에게 봄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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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서늘한 공기가 되레 몸을 움츠러들게 만들 듯.

 

오랜만에 몸 한번 풀어볼까
바깥 구경하러 나온 개구리에겐 더없이 맥 풀리는 날씨다.

 

밤새 창문 덜컹거리는 소리.
봄바람이 두드리다 지쳐 발자국만 남기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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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삐죽삐죽 탱자나무 가지 꺾어 보니
연두색 물이 촉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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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두근거림.

 

조기축구 아저씨들 들입다 날린 슈팅이
저 멀리 담장 밖으로 새가 되어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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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양재꽃시장은
노랗고 빨간 봄꽃들이 우르르 피어 깔깔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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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아침 밥상 위의 풋풋한 달래 간장.

 

큰일 났다.
봄이 벌써 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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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을 들어서는 새내기 여대생들의 싱그러운 젊음.
재잘재잘 수다 떠는 것조차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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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 잡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병아리 1학년들.
선생님 말씀에 귀 쫑긋, 초롱초롱 샛별 눈, 마음이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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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을 뚫고 우우 돋은 아기의 하얀 젖니.
눈밭 위로 삐죽이 머리 내민 연둣빛 새싹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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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봄의 교향악.
모든 것을 새봄의 마음으로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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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잠자리로 돌아갈지 모를 개구리처럼,
뜨뜻한 아랫목에 누워 무위도식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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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며 잔뜩 움츠린 몸을
방바닥에서 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늘은 신나는 주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