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흠뻑 심취되어 있는 나에게
여동생이 보고싶다며 만나자고 한다.
추석 때 친정에서 보고는 처음이니 한 달 정도 된 것같다.
한 달에 한 번은 봐야 된다는 동생의 말에 웃으며 그러자고 쾌히 승낙을 했다.
"석촌호수도 가을엔 걷기가 참 좋으니 거기서 만나자 !"는 나의 말에
"낙엽 밟는것도 좋지..오케이"하며 좋단다.
점심메뉴로 모처럼 샤브샤브를 먹었다.
요즘은 샐러드바를 이용하는 음식점이 많아서 다양하게 샐러드를 섭취하니 좋다.
그런데 적당하게가 쉽지 않고 욕심을 부리니 문제다.
동생과 나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서
자꾸 샐러드바를 이용하고 커피를 마시다보니
이제 그만 여기까지인데 욕심이라는게
더우기
나보다 욕심이 좀더 있는 동생은 따뜻한 단팥빵?까지 들고 와서
디저트로 먹어야 된단다.
다이어트 한다는 말이 물색할 정도로 먹으면 안되겠다싶어 내가 먼저 손을 들었다.
그래도 동생은 나에게 허리라인이 살아있다면서
나의 몸무게정도 되는게 희망사항이라는데
내가 보기엔 동생 얼굴이 브이라인이라
나는 그게 더부럽더라.
다 나름 잘나고, 모자라는데가 있으니
둥글게 둥글게 모자라는 부분은
그대로 감수하면서 살아가는게 편하게 사는것같다.
내가 브이라인 되려면,
동생이 허리라인을 살리려면 피나는 노력과 시술이 필요하겠지?
욕심 부리지 말고 건강하게만 살자구~
가을을 걸으니 참 좋다.
봄에는 벚꽃구경으로 인산인해하던 석촌호수가
가을에는 단풍구경으로 사람들이 넘쳐난다.
낙엽치우는 환경미화원은 바쁘게 움직이고
우리는 떨어진 예쁜 단풍을 몇 장 주우며 흙을 털어낸다.
모든 사람이 낙엽을 열 장씩만 주워도
환경미화원의 일이 좀 줄지 않을까? 하는 내말에
재미있는 생각이라며 깔깔웃는다.
왕벚꽃나무에 댤린 도종환님의 멋진 시도
둘이 번갈아가며 낭독해보니
시낭송대회하는 여고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역시나 동생이 나보다 목소리가 더 정갈하고 예쁘다.
성당에서 전례부에서 봉사해도 되겠구만
바쁘다는 핑계로 성당봉사는 하지않는 동생이다.
호수를 한 바퀴돌면서 셀카로 사진도 몇 장 찍고
동생과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열심히 영어공부하는 동생이 2년 후에 나와함께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해서
그러마 했다.
날씨가 좀 멜랑꼴리해서 단풍이 생각보다 예쁘게 찍히지 않았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좋은 풍경이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가.을.은. 예쁘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있으랴
-도종환 시<흔들리며 피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