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께 창녕은 40도에 가까운 날씨
39도가 넘어섰다.
체감온도는 40도 중반이 훌쩍~~~
땅바닥만 봐도 후끈후끈.
그 날씨에 남지장
장꾼들의 40% 가량은 휴가를 떠나고
장이 텅~~빈 느낌인데
사람들도 드문드문.
오늘은 장세나 벌릴라는가부다...
큰 기대는 안하고
새벽단골손님들을 맞았다.
더우나 추우나 첫 새벽에 오는 왕단골들.
눈물나도록 고마운 단골들이다.
에어컨이 빵빵한 다른 가게를 두고도
노점인 내 가게에
덥고 땀나고 또 더운 내 가게를 찾아온다.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고
더운데 고맙다 고생많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살뜰히 챙겨주신다.
더워도 휴가를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고마운 분들이다.
벼룩시장 하루 벌면 얼마나 벌겠나..싶지만
어지간한 유명회사 월금쟁이보다는 훨 낫다.
남들보다 조금 더 덥고
남들보다 조금 더 춥다는거지.
변화무쌍하고
장마다 다른 물건으로
단 한 장도 매상이 똑 같지 않은
기대와 설렘에 파장이 기대되는 흥미진진.
디지털카메라도 세대 나갔고
콤프레샤며 대형엠프
다기에다가 프랑스제 야채절단기도 나갔다.
요즘은 잡화코너가 인기가 많다.
골동품매장도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드문드문 통 큰 고객이 늘어간다.
장마다 색다른 물건을 구경하러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발길이 잦다.
덩치가 큰 물건들이 아니니까
큰 부담없이 용돈 털어서
추억이 깃든 유년시절의 물건들을 구입하는 눈친데
맘에 드는 물건을 사고 돌아서는 뒷모습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
너무 값비싼 물건은 힘들지만
경매장을 돌고 돌아
가격도 적당하고 추억을 퍼 올릴만한 뭐가 없는지
이런저런 고민을 하게된다.
돈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추억 속의 어떤 특별한 날이 떠 오르는
소품이라도 생명이 느껴지는 그런 물건
그게 쉽지는 않다.
그 날은 너무 더운데 나가 있는 아내가 안스러운 남편
낮에 수박도 들고 나왔고 점심특식으로
전복이며 해삼 멍게 오징어가 듬뿍 들어간
살얼음 슬슬 얼은 물회를 들고 왔다.
땀 많이 흘리고 기운 떨어지면
더위 먹기 쉽다면서
냉면사리와 공기밥까지 챙겨서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서 왔단다.ㅎㅎㅎ
새벽에 아이스박스에 얼린 물 두병을 들고왔고
홍삼 희석한 물을 들고 왔는데도
탈수증이 무섭다며 또 물병을 들고왔다.
이 더운 날 길바닥에 내 세워서 미안하단다.
목표가 없는 사람은 발걸음에 힘이 없지만
목표가 확실한데 뭐가 어때서?
남의 돈이나 물건을 도둑질 하는 것도 아니고
사기치는 일도 아닌데.
지난해 가을에 시작해서 한겨울도 지나봤고
올 여름 이 불볕더위도 지나봤으니
세상 그 어떤 악천후에도 겁날게 없다.
비는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한다.
남들은 그 날 장꾼들도 사람들도 적어서 힘들다고 했는데
나는 평일매상보다 조금 더 올랐다.
더운 날 남편이 배달해 준 물회먹고 기운차려서
불볕더위도 물렀거라~!
더위와 맞짱 뜨고
여기서 물러서면 지는 거다.
이미 선택한 길
끝내는 날 까지 즐겁게 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