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조금 마음이 가라앉네요
이번 명절은 나의가족들... 남편,아들, 딸, 사위, 나
이렇게 한가위를 맞이 하였답니다.
이번 추석을 보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 몇자 적어봅니다.
명절전전전날 부터 괜한 스트레스는 이미 나의 뇌리속에 깊이 박혀있는
시댁의방문과 음식장만과 뒤단도리 까지 노이로제에 걸릴정도 까지 입력이 되어
몸이 반응을 하여 감기몸살부터 시작 되더라구요.
추석 10여일전부터 계획을 세우며 몇날며칠에는 장을보고 김치 담그고 나박김치도 개운하게 감궈야지 해가며
계획서를 세워 놓아도 당췌 몸이 움직여 주질 않고
이런거야 왜 !!?? 나 늙는거야 ?? 벌써 늙는거야 엉,엉,엉..
친정엄마가 그립고 돌아가시전 해 까지 사위 딸 손주들 온다고
온갖음식 푸짐하게 장만하셨잖아... 난 왜이러는거야 ? 한참을 혼자서 울고
콧물과 눈물이 범벅이 되고 남편이 또 밉고...
그러면서 장을 보지 못하고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아닌밤에 홍두깨인가 웬 지진이 일어나 손발다리에 힘이 없고
어머 !! 이대로 죽는거야 !!
우리집 애들이 생각나고 콩이도 살려야되고 열대어 몇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지진과 함께 물이 흔들거려
쟤녜들도 살려야 되고... 무지하게 많은 생각들이 뇌리에 스치면서 그래도 살아나야 되는거지 싶어
지진사건 이후 다음날은 조용 하길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러 나갔어요.
올 폭염때문에 야채,과일 ,채소들의 몸매김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아무 생각없었어요.
폭염의 자연재해에 대해 누구에게 원망하겠어요.
만원짜리 생기다 만 배추한통 사구요. 2500원짜리 호박 2개사고 기타등등 끙끙거리며 집으로 왔네요.
나의집은 이층이라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고 엎어지고 왼팔과 무릎 엎었는데도
자식들 생각하니 어디서 펄펄 기운나는지 추석전날 (9.14)아침 여섯시 부터
만원짜리 못생긴 배추 한 포기를 절이고
고기 양념하고 전거리 밑간하고 동그랑땡 고기 만들고
혼자서 북치고 장구쳤어도 재미 있었네요
작년 나의 사위가 예비사위였을때 갈비를 곤죽으로 만들었던 사건 제글 읽어보시 분들은 아실터이고
올해는 정식으로 사위가 되어 우리집을 방문하니 곤죽갈비를 만들 수는 없구요.
하여 제가 힘든 몸 으로 갈비 한우 반 , 호주갈비 반으로 해서 온갖 정성으로 갈비찜을 했는데
대성공 !! 아주 맛나게 되었구요 잡채, 전, 명이나물, 이북김치 식혜까지
그럭저럭 맛있는 음식으로 채워가는 중에
남편의 전화가 옵니다.
" 우리집에 찜기있냐 ? " " 없는데 왜에 ? " "우 ~씨 하나 사야겠네. " 아주 습관이 되었구먼 . 십원짜리는...쳇
뭔데 뭐할건데요. 제목을 얘기해요. 송편이라고 했잖아 !! 버럭대마왕의 지롤방구가 또 시작됩니다.
어머머낫 송편이라니 ?? 걍 마트에서 맛있는거 한팩 사요.
뭣이라. 그건 안된단네여~ ㅠ 아니
지네집은 송편 , 약밥 잘 만드는 동서형님이 그리워서 그러는지 몰라도 나는 못하겠다.
시간도 걸리거니와 떡 맹그는 재주없어 더 못하겠다. 했더니 너 내집에 오지마라. 너 필요 없으니........... 된장.
그넘에 오라가라 소리 이제는 귀에도 안들리지만 퍽하면 가라오라 소리에 진절머리 넌덜머리 난다 해가며
조용히 나는 내가 할 줄아는 음식을 차곡차곡해가며
내사랑 자식들이 와서 맛있게 먹어 줄 생각하니 나혼자 행복에 겨워 거의 음식장만 끝내갈 무렵
애들이 터미널에 도착했다고 연락오고 남편은 마중나가고 ㅎㅎㅎ
그러면서 많은 생각에 젖기를 또 시작했네요.
오호 이래서 사위, 며느리 보면 다시 보살님으로 돌아가는구나 여자는.........
그래서 어르신들이 힘이 펄펄 나는구나
속어 써서 죄송하지만 개똥철학 같은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이 늦은 나이에요. 늦게 시집을 갔으니
늦게 깨닫는 수 밖에요. 모든게 늦으니 우리나라의 국민성 빨리빨리가 어떨땐 그리울 때가 있어요
손주도 빨리보고 그래야 될 터인데요.
나의 집에서 음식을 실어나르니
이웃들의 눈에 무슨 일 이라니 ? 저 아저씨는 누군교 ? 해가며... 제 남편이예요.
과부 아니였던교 ? ㅎㅎ 제가 왜 과부예요 ?
그때 잘생긴 내아들이 눈에 띠니 무슨 연예인 같다는 둥 아들 잘생겼다.
하모요 !! 내아들은 여의도로 갔어야 하는데예
농담해가며 실어나른 음식으로 행복한 명절이 되었다는 얘기가 두서없이 펼쳐집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온식구가 덤벼들어
사위하고 딸
첫번째 설겆이하고
두번째는 아들이 하고 마지막은 남편이 싹 치워줍디다.
그래서 제가 좀 쉴수가 있어서 그 다음 식사를 준비하구요.
딸도 시집을 가더니 철이 확들어 엄마를 거두어주고 서로 같이 협력하여 명절을 보내고 나니
그다지 힘든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다가올 명절은
거뜬히 치를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추석후기 입니다.
너무 완벽하게 잘 하려하니 오히려 스트레스 였다는 걸
이제사 깨닫고 그렇다고 대충은 아니였구요.... 사위에게 금일봉도 받았어요. 엄청 부끄러웠지만 받았어요.
어머니나 세상에 제법 들었더라구요. 추석에 제 생일까지 끼었기에 두루두루
케익촛불 행사도 했으며 금일봉도 받았으니 찜질방이나 갈까 싶네요
남편에게 한턱 거하게 쏘을까요 ?
사위, 고마웠어 ~ 첫번째 처가집에 와서도 설겆이 다 해주공 ... 얼마나 이뻤던지
지사랑은 지가 하기 나름.
사랑하는 님들 ~~~~ !! 나머지 연휴까지 추석명절 복 많이 받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