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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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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첫 사랑 이야기 !


BY 이루나 2016-06-06

 

며칠 전 엄마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인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했다 .

신촌리란 동네에 땅 부자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평생을 부지런히 일해서 그 일대에 땅을 많이 소유 했다고 한다 . 자식들을 불러모아 내가 죽은뒤에 시끄럽고 귀찮지 않게 미리 상속해 주겠다며 모두에게 공평하게 오 백평씩 을 나누어 주었단 다. 등기 이전해 갈 돈도 아버지에게 달라고 해서 그것까지 해 주고 남아 있는 땅은 내가 살아있는 날 까지 쓰겠다고 하시며 할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남은 생에 대해 발표 했다한다 . 할아버지 어릴때 한동네서 좋아하던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렇게 좋아 했어도 말한번 못 붙여봤단다.

다 늙어서 그 할머니도 혼자 되시고 할배도 혼자라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냐며 두분이 함께 살다 죽겠노라 했더니 행여나 남은 땅 이 그 할머니 한테 갈까봐 기를 쓰고 반대 하더란다 . 자식들의 반대에도 할아버지가  포기하지 않자 행여 두분이 합칠까봐 돌아가며 할아버지 집에서 보초를 선단 다 . 평소엔 오지도 않던 자식들이 었다고 한다 .

 

그 이야기를 전하면서 혹시 엄마는 첫 사랑 없냐는 내 물음에 빙그레 웃으면서 " 나도 있었다 " 하신다 . 엄마가 2살때  외할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오빠와 두남매가 남겨 졌는데 외할머니는 엄마나이 10살 전후에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가시고 할머니가 두분을 양육 하셨다고 했다.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해 사시는 작은 아버지의 집을 오가며 살았었다 한 다 .엄마의 아버지가 제일 맏이였고 밑으로 작은 아버지가 세분이 계셨는데 그중 제일 큰 작은 아버지 였었다.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 돈도 무지하게 많은데 두분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한다. 작은 어머니는  콧대가 오똑한게 미국 여자처럼 잘 생겼었는데 첩을 들여도 남편이 그방으로 자러 들어 가지를 못하게 해서 있으나 마나한 첩들은 그냥 부엌데기에 불과 했다한다 .머리에 비녀를 곱게 꽃아 올린 작은 엄마는 항상 비단 치마를  차려 입고 있었는데 어느날 밤 꺼먹 광목천으로 부엌을 가려 놓고 가마솥에 밥을 하더란다. 밥을 빨리 하라는 재촉에  밥이 끓고 나자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엎어놓고 그 위에 타다 남은 불덩이를 올려서 뜸을 빨리 들이고 소금과 들기름을 묻혀서 주먹밥을 만들고 나면 광목으로 발에서 무릎까지 친친 동여맨 아저씨 들이 나타나서 어께에 맨 걸방을 내려서 밥을 담아메고 밤길을 돌아가곤 했다한다. 전쟁 중 이었으니 적군인지 아군인지는 기억에 없다했다 . 크고 좋은집을 골라 밥과 돈을 얻어 갔다는데 총부리 앞에서 양민들이야 적군이니 아군이니 따질수는 없었을 것 같다 .

 

어느날 그 아저씨들이 붙잡혔는데 누가 밥을 해 주었는지 돈을 주었는지 불으라고 고문이 시작 되었단다.  불었다 하면 모두 죽을 판이라 고문 당하는걸 사람을 시켜 몰래 훔쳐 봤는데 아무리 때려도 안 불으니  의자에 앉혀놓고 고추가루 풀은 물을 팔팔 끓여서머리를 뒤로 젓히더니 코에다 들이 붓는데 소리조차 못내고 그대로 넘어 가더란다. 얼마 지나서 잠시 푸덕푸덕 기척을 내시더니 결국 모두 돌아 가셨다고 했다 . 끝내 사실을 밝히지않고 돌아 가셨다 하니 도움을 준 사람들을 보호해 준 거였다 . 그후 유약한 성격이었던 작은 아버지는 충격으로 그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시고 낮선 사람들이 이사를 왔다. 담 하나 사이의 그집에 이사온 소년이  엄마보다  두살을 더 먹었는데 아주 잘 생긴 꽃 미남이어서 엄마의 마음은 그때부터 설레이기 시작 했다고 한다. 방년 15세 소녀의 첫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삶과 죽음이 넘나드는 전쟁중에도 사랑꽃은 피워 지는 것이 인생이다 . 

 

그 남자는 노래를 아주 잘 불렀는데 ( 우리 엄마 왕년에 동네 카수 였었다) 담 저쪽에서 "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요 마는 ~~1절을 하면 엄마가 받아서 " 차라리 잊으리라~~" 2절을 불러주고 그렇게 담너머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도 막상 말은 한번도 서로 못 붙여 보았는데 얼마후 다른곳으로 이사를 간 엄마의 작은 아버지가  엄마네 집도 자신의 이웃에 마련하여 이사를 하게 되어서 그길로 한번도 못 만났단다. 듣고 나서 " 흥 그래서 맨날 애수의 소야곡 불렀구나 " 했더니 막 웃으신다. 말한번 못해보고 먼발치에서 훔쳐보는 그게 그 시대의 사랑법 이었다 . 두근 두근 ,,,,엄마의 첫 사랑 이름이 " 건우" 였다는데 성은 모르는 81세 되신 건우 할아버지 우리 엄마하고 만나서 그 노래 다시 한번 불러 보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