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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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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2 (남편의셀카봉놀이)


BY 모란동백 2016-05-21

​멸치국수로 배를 채우고 어디서부터 출발하나 지도를 들여다 보며

스케줄을 짜는 남편을 보며 난 그저 입다물고 조용히 따르려 했어요

이곳은 타지이고 열받으면 난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제 단속을 잘해가며

'침착해야 하느니라 저사람은 폭탄을 않고있는 사람이라 또 폭발하면 뼈도 못추린다' 

내자신에게 쇠놰를 시켜가며 마음을 차분히 다지고 있었는데...


그 식당바로 조금 앞에 '삼성혈'이라는 명승지가 있다하여 둘이서 걷기 시작했어요.

참 몇십년만에 보조 맞추며 걷는길도 행복하더라구요.

5분여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 입구 안내현판을 제가 읽기 시작하였는데여~


 삼성혈은 제주도 사람의 전설적인 발상지이다. 삼신인(三神人 ​)

<고을나 (高乙那),  양을나 , 부을나 >이 이곳에서태어나 수렵생활을 하다가....안내현판에서 옮깁니다.

 

한문 좀 읽는 제가요 고을나? 부을나 ? 양을나 ?

약간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였지만 여기서 무식이 탄로납니다.

제가 황가라는 것은 저번 실명에서 다 떴구요.

우리 황가는 창원황,장수황,평해황... 이렇게 본은 틀려도 황가 끼리는 친인척 똑같이 보지요.

그런개념인줄 알고 "자기야 !! 제주에는 나씨가 많이 사나봐 " 나를 흘깃 쳐다봅니다.

또 오금이 저림니다 무슨 실수를 하였을까나.

" 너를 어떡하면 좋으니.. 다시 공부를 하던지.. !!"

 

나씨가 아니고 부씨,양씨,고씨 라네요.

그러고보니 제주에는 석삼씨가 많다는 알고 있었던 상식이 떠오르고 고두심언니가 떠오르고

"아항 네~에 그렇군요. 자기는 모르는거 빼놓고 다 아네욤 "

국수사건은 또 까먹고 막웃어댔어요

웃는 얼굴에 침 못밷는다고 한참을 웃고나서 그래 내가 참 무식하다 인정 !!

 

그만큼 머리속이 자꾸 하얘져 간다는 서글픔이 차오르다

다음코스인 자연휴양림에 가서는 아주 가관이었습니다.

남편이 셀카봉을 능숙능란하게 가지고 놉니다.

길다란 막대기에 폰을 얹혀놓고 둘이서 인증샷을 찍어야 된다며

푸른 숲속에서 별별 포즈를 다 취해주었지만 남편은 나를 막 찍어대기에 기대도 않하였고

그래도 서너장은 건졌어요. 

 

어디로 다녔는지 생각이 잘나지 않아 다음은 잘모르겠구요.

숙소로 향하는데 찾아찾아 골목길로 들어서니

전통 제주마을의 둘레길이 있고 빨간 장미가 우리들을 반겨주더라구요.

너무 예쁘고 작은 하얀 펜션에서 짐을 내리고 예술가 포스를 풍기는 주인께서 친절히 안내해주며 

'사장님, 이불 한채 더 부탁합니다 "

그리고는 바닷가에 왔으니 진한 회생각이 나서 횟집을 가자고 죽자고 졸랐어요

가까운 횟집으로 고고...두사람 먹기에 너무 많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몇점 먹고나니

배가불러 먹지를 못하겠는데

고거 먹으려고 횟집에 왔냐 ?

 

에라이 ~ 첫날은 쓴소주를 막 들이키며 회와 각종 후한 해산물을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갈치구이는 시키지 않고 고등어구이 서비스로 주기에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이번여행에다 테마를 붙이자고 하기에 연예인만 먹방하라는 법 있나요 ?

두사람은 먹으멍, 놀멍...소주 한병에 무지하게 취해버렸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누구랑 그렇게 셀카놀이를 했을까요 ?

미스테릭한 남편의 행동에 냄새가 나기 시작했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