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갖다와서 부랴부랴 시골에 가지고 갈 음식을 만들었다.
봄똥배추로 겉절이도 하고 오징어 오이 무침도 새콤달콤하게 무쳐봤다.
나물종류는 삶아서 비닐에 담고 가방에 차곡 차곡 넣어서 시골로 명절을 쇠러갔다.
일주일전에 이곳에서 병원 치료차 게시던 두분께서는 여기에서 명절을 지내고 가시라는
우리들의 만류를 뿌리치고시골로 모셔다 드렸다.
두분의 사정도 참 딱 하시다.
큰 아들 집에서 지내자니 며느리가 없고 우리집에서 지내자니 큰 아들 눈치가 보여 "에라 집으로
가야겠다"고 하시니 늙으막에 어찌하리오.
덕분에 우리는 일주일만에 다시 시골행
아버님은 참 현명 하신분이다. 말을 함부로 하지 않고 상대의 입장 을 항상 배려해서 말씀을 하신다.
유머도 있으시고 어머님은 직선적이라 하고싶은 말을 그대로 하신다.
전에는 음식을 만들면 술 한잔 씩 같이하시면서 "먹는 음식이니 너도 한잔 하려무나"
하시던때가 참 즐겁고 좋았다. 어머님은 아버님 생각관념과 너의 행동들이 맞아서
아버님이 널 더 믿는다 하신다.
그렇게 모든걸 철저하게 단도리를 잘 하시던 아버님이 말기암 이시란다.
가끔 헛것도 보이고 기억도 가물가물 몇달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말을
실감하게 한다.
부석부석해진 아버님 의 얼굴이갈수록 더 심해지는걸 느끼며 어쩔수 없는 인생길 을
걸어 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어찌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수있을까
슬픈 상념에 젖어본다.
남편에겐 살아 계실 때 마음 상하는 말 하지말고 좋은 말만하라고 당부를 하지만
이래저래 쉽지만은 않구만........
아버님 먼 훗날 자상하시던 그 모습이 많이 그리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