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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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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남는 장사?


BY 꼬뿌니 2015-12-27

밖에서 돌아온 남편이 날보며 한마디 한다.

"세상에 죄 짓고는 못살겠더라.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

그러면서 예전에 사업상 좀 껄끄러운 관계로 남았던 한 사람을 우연찮게 만났더란다.

혼잡한 식당 문앞에서 그자는 나가던 중이었고,

남편은 들어가던 중이었기에 긴 시간을 나눌 수 없었지만.

짧게라도 그곳에서 마주친게 여엉 신기한 듯

그렇게 만날줄 누가 알았겠냐며 당시의 감정을 떨쳐내지 못하는 듯한 눈치다.

한 때는 날 제수씨라 부르며 흉허물 없이 오가던 사람이었던 터라

주전자에 찻물을 올려 놓고 와서

나도 좀 아는 체를 하며 말을 받아주었다.

" 그래. 어때 보였어?

다른 사람들과 내왕은 하고 지내나?."

 

남편은 직장 생활을 해본 적 없이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설계사무실을 운영하며 조금씩 종합면허를 내고 확장해왔다.

사업 도중에 여러 부류의 인간들을 만나면서

상처도 받고, 때론 손해도 보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 싶다.

그 많은 직원 먹여 살리느라 머리에 쥐가 나느니

그럴 듯한 직장엘 나가는게 편할 듯 싶을 때도 있었다.

 

그때 마다,

(사람이 먼저다.

내 곁에 사람을 남기는게 최고로 남는 장사다.

젊은데 돈이야 앞으로 벌어도 늦지 않다 ...)

그런 철학으로 사람을 믿고, 세상을 믿는 낙관론자 였기에

결혼 초엔 내 속을 다스리느라 참 많이도 애를 먹었다.

 

그런데, 함께 사업을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던 그가

배신을 때리고 돌아 섰던 사람인데..

무에 그리 반가움이 솟았을까 마는..

암튼,

상기된 얼굴로 그래도 그 때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질한거 같다고..

말하는 그가 생경스럽다.

 

차츰 나이가 들며..

세상에서 울 마눌이 젤 무섭다고 엄살을 떨어대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나의 평생지기 짝꿍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물론,

바깥 세상에선 다 이길지라도

가정에 평화를 위해 마눌한테 만큼은 져주는 것을 선택한 그라는 것도..

그걸 알면서도 아무 때나 버럭대는 난 바부팅이다.

 

어느 저명하신 분의 말씀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사랑이 만병 통치약" 이란 말에 공감한다.

요즘처럼 강팍한 세상 살이에

따뜻한 관심과 배려, 사랑만큼..

인간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특효 약은 없는 듯 하다.

 

더 사랑이 있고,

더 나눔이 있는 포근한 겨울을 만들어야 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