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간짜리 음악회에 다녀왔다.
이름하여 송년음악회.
창녕읍에 이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다.
외손녀의 재롱잔치를 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한다길레 가 봤다가 여러가지 행사가 있다는 걸 알았다.
영화도 상영하고 연극과 난타공연에 음악회까지.
문화회관이 있는 줄은 어렴풋하게 알았지만 이런 화려한 공연문화가 있는 줄은 모르고 살았다.
우리 기관의 대표가 봉사상을 받을 때 한번 가 보고 그 뒤로는 몇년 동안 발길이 없었다.
홈페이지에 접속도 없었고.
외손녀의 재롱잔치가 화려하게 치뤄지면서 문화회관의 다양한 공연을 알게 됐다.
한달 동안 무려 8번의 다양한 행사가 있다니....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이제부터는 알뜰히 찾아 봐야겠다.
오가는 교통편이 없어 일일이 차를 운행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군소재지에서도 제법 들어가는 곳이라 차가 일찍 끊긴다.
남편은 나하고 좋아하는게 너무 다르다.
음악회 티켓을 예매해 뒀다고 해도 안 간다고 버틴다.
처음부터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미련을 못 버리고 가자가자 졸랐지만 꽝~
내 서툰 운전솜씨로 밤길 운전은 겁이 나 데려다만 달라고 했다.
돌아 올 때는 택시를 타겠노라고 합의를 봤다.
택시비도 만원이 살짝 넘는데 아깝기는 하다.
피~~~~~~
겨우 타협했네.
지난 주 토요일에는 영화 사도를 관람했다.
표는 두장이라 아는 집에 전화해서 저녁 먹고 쉬는 아지매 불러서 같이 보고
오늘 송년음악회는 내 일을 도와 주는 직원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줬다.
"음악회 티켔 있는데 같이 갈래요?"
"좋지요~내가 티켓값 낼께요."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올 한해 제 일을 잘 도와 준 값이요."
너무 좋아 방방 뛸 정도로 반겼다.
이왕이면 아랫층 값이 좀 비싸더라도 현장감 있는 걸로 했다.
음악회가 시작되고 열기가 서서히 올라 갈 즈음 무대 아래로 내려온 가수 이은하씨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도 나누고 걸죽한 입담으로 수다도 떨면서
작은 공연장은 박수소리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규모가 작은 오케스트라였지만 소리는 알차고 박력있고 웅장하다.
바리톤 김동규씨의 진행솜씨는 개그맨 수준이었다.
작은 몸집에 그런 울림통을 갖고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귀에 익숙한 노래는 따라 부르기도 하며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도 치면서 우~우~
좀 구세대 가수면 어떠랴~
이 시골에 이런 공연장이 있는 것만도 행복하고 흘러간 노래라도 가수가 와서 불러 주는데....
공연장에 온 관객들도 우리 또래거나 조금 아래나 위?
다들 이은하의 노래를 익숙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고 추억이 새로웠다.
요즘 잘 나가는 걸그룹이 왔다면 십대들이 왔을레나?
짧은 뮤지컬도 아쉬운 듯 흥겨웠다.
어깨가 절로 들썩거리는 빠른 템포에서는 옆사람 눈치 안 보고 고함도 질러대면서...ㅋㅋㅋ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가 아니어도 좋았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클래식이 아니면 어때?
인기 정상의 가수가 아니어도 그 순간 신나고 즐거우면 족하다.
들어도 이해 못하는 고급스런 음악회에 가서 조는 것 보다는 스트레스 확`날리며
신나게 놀다 오면 그게 행복한거지.
다음 달에는 무슨 무슨 행사가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공연장에서 영화를 보고는 당장 문화누리회원에 가입을 했다.
연회비가 2만원이었고 공연 티켓을 자그마치 30%나 할인해 준단다.
서너번만 가도 회비는 번다.
남편은 아내가 밤에 나돌아 다니는 걸 좋게 생각 안하는 눈치다.
내가 운전이 서투니 차 타고 다니라고 하기도 그렇고 일일이 나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기도 그렇고.
같이 다니면 좀 좋아?
다른 집에는 부부동반도 많더만.
해외여행도 혼자 보내주는 통 큰 사람이 이런데는 왜 그러는지 원...
유별나게 이런 문화에는 두드러기셔~
그러거나말거나 내년에도 나는 간다 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