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늦가을의 비가 유리창에 그림을 그린다.
또그르 굴러서 떨어지는 모습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물방울이다.
성당으로 총총 걸음을 옮긴다.
빨간우산 위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경쾌하면서 조금 춥게 느껴진다.
큰 키에 우락부락하게 생긴 성당의 보좌신부님은
뵐 때마다 귀엽다는(죄송)생각에 혼자서 웃음을 짓는다.
늘 강론을 지루하지않고 재미나게 하시고,
우리 신자들의 편에서 말씀을 하시고,
너그러움이 몸에 배어 있으신 분이시다.
작년에 오셨을 때,
당신의 친구신부님은 김태희가 다니는 성당에 부임을 받으셨는데
그때 김태희가 꽃바구니를 들고 인사를 왔단다.
(믿거나 말거나)
당신이 우리성당에 오셨을 때,
초인종 소리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문을 열었더니
사무장님이 오셨다는...^^;;
자매님들이 왜 결혼을 하냐면,
판단력이 흐려서...ㅎ
그럼 이혼은?
인내력이 부족해서..ㅎㅎ
재혼은 왜하냐구?
기억력이 부족해서...ㅋㅋ
맞는말이다.
오늘도 말씀중에 당신이 병원에서 며칠 입원하셨을 때
경험을 말씀해주신다.
입원중에 일요일이 끼어서 환자복 차림으로 미사에 참석을 하셨는데
헌금을 내야하는 시간이 되었단다.
당신의 지갑을 열어보니
5만원 1장, 1천원 1장이 들어있더란다.
솔직히 고민이 되었다며
여러분 같으면 얼마를 헌금으로 내겠냐고 물으신다.
1천원에 손을 몇 명이 든다.
나도 포함이다.
5만원에는 거의 손든 사람이 없다.
신부님 말씀이 5만1천원을 내셨단다.
솔직히 갈등을 했지만
5만원을 내고 1천원 남겨봐야...
1천원 내고 5만원 지갑보며 기분이 그렇고...
아! 그렇구나.
나의 얄팍한 생각을 깨우쳐주셨다.
헌금을 얼마를 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당신은 신학교 시절에 커피한 잔 절약해서,
맥주한 잔 덜 마시고 헌금 준비를 했단다.
조용히 강론중에 할머님들이 웅성거리면
"무슨일 있으세요?"
미소를 머금고 물어보신다.
"아무일 없으시다니..다행이네요"하시며
강론을 계속하신다.
학생미사에 학생들이 늦게오면
이렇게 비가 오는데 오느라 수고했다며,
자고 싶었을텐데 늦게라도 와서 다행이라며
뒤에 서 있지말고 제자리에 앉으란다.
신부님들이 까칠하면 다가서기 어렵지만
보좌신부님처럼 넉넉하게 말한마디라도 편하게하면
그냥 좋다.
우리 일반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난 신부님을 통해 나의 까칠함에 눈을 흘기며
좀더 부드러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오늘 하루라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