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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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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박스?


BY 마가렛 2015-11-05

가을편지 대신 우편물이 단풍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뜯어보니 내가 이용하고 있는 쇼핑몰에서 창립기념일 이벤트라며 여러가지 상품 광고와 이벤트행사 안내가

인쇄된 책자가 들어있다.

우리가 이사올 때 오픈한 곳이니 우리집과 나이가 비슷하겠거니 했는데 그보다 훨씬 이전에

오픈한 매장이 있어서 우리집 보단 나이가 많다.

모처럼 콧바람도 쇨겸, 은근한 기대감을 안고 도착했는데

넘쳐나는 인파로 잠시 갈등이 생겼다.

'그냥 필요한 물건만 사가지고 갈까?

아니야, 혹시 모르는데 로또보단 낫지..꽝이 없으니깐..

적어도 지불한 금액이상의 선물을 준다니까 기대해보자.'

더러는 행운권에도 당첨이 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희망을 걸었다.

 

3시에 실시하는 이벤트가 3시가 되기 전에 구름떼처럼 몰려든 사람들로

줄서기가 종료되었다.

난 겨우 끝트머리에 서 있을 수 가 있었다.

매장직원 두 사람은 피켓을 들고 종료가 되었으면 그만 줄서라고 하는데

손님들은 못 들은척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서기를 한다.

앞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역시 아줌마라는 생각이 든다.

내앞의 푸풋한 얼굴의 여성은 남산만한 배를 안고 남편 셔츠를 사려왔다가 얼떨결에

줄을 선다고 미소를 짓는다.

좋은상품 받길 바란다고 덕담을 해주니 헤헤 웃는다.

3시가 되어 줄이 앞으로 전진하고 뒤에선 여전히 인원수가 종료 되었으니 그만 줄을 서라고한다.

피켓 든 직원에게 이렇게 복잡하게 줄 서 있는 것보단 차라리 차례표를 주는게 시간도 절약되고,

매장에도 피해가 되지 않겠냐고 의견을 내놓으니

좋은  생각이라며 다음에는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나도 이런 줄에 줄 서보기는 처음이라 재미도 있고 괜히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3천5백원으로 즐기자~ 하는 착한 마음으로 임산부와 몇마디를 주고 받으며 줄이 짧아지길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내차례다.

직원이 로고가 새겨진 박스를 건넨다.

열어보니 '머그컵 증정'이라는 카드와 막대사탕 2개가 들어있다^^::

임산부는 푸마 양말증정이란다.

우리둘은 웃는다.

1층 후문에서 머그컵을 건네 받고 확인하니

허브 그림이 얌전하게 수 놓아 있는 뚜껑머그컵이다.

정갈하고 깔끔한 머그컵이라 마음엔 들었지만 집에 넘치는게 또 머그컵 아닌가?

누구에게 선물할까?

 

뒤에서 "와~!!"하는 소리에 돌아보니 고가의 제습기가 당첨이 되어 기분좋은 소리를 낸다.

3천5백원에 복불복으로 사람마다 행운의 폭이 다르다.

물론 상품은 모두 3천5백원 이상의 소비자 가격이고 더러는 좋은 상품도 있다.

판매자의 입장에선 이벤트 명목으로 영수증 발급없이 3백명에게 현금으로 수입을 올리고,

소비자는 혹시나 하는 바램으로, 커피 한 잔 값으로 가볍게 참여해서 로또의 기쁨을 맛보고

싶었을게다.

그렇지만 앞으로 이런 행사에 또 참석할 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