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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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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BY 하 그라시아 2015-10-31

훵 한 동내를

옥상에서 내려다보며

두 어깨를 

감싸다가

퐁퐁 뛰어 본다.

 

여명의 이 시간에....

 

엄마없는 세 남매의 아침밥 해주기를

멈춰버린 어느 옛날의 아침,

나는

내 외아들의 새벽밥을 해

주고싶어졌다.

 

내 자식은

차 한잔도 못 끓여주면서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국수그릇까지

설겆이 해대는 나는

무감각한 얼굴을

갖게되었다.

 

얼마나

이 내가 한 음식을 먹고싶었을까...?

얼마나

이 엄마 손잡고

새벽을 맞고 싶었을까...?

내 아이는 얼마나

많은 것을 참아견뎌내며

살고 있는가....?!

남에게는

아주 간단한

엄마얼굴 한번 보는것까지도

내 아이는 

참아내고 있지 않는가....?!

 

내일은 더 추워진다는 오늘 새벽.

옥상의 세탁기에 밀린 빨래를 돌리고

거리를 내려다본다.

 

택시를 타는 승객.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을씨년스런 전형적인 가을 새벽.

널부러진 플라타너스 잎사귀들......

 

문득

아이가 뛰어오는 착각에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아...!

춥다.

 

'아가.

감기들라!'

나는

어깨를 움츠리며

내 방으로 돌아온다.

 

혹시...

아이가 내게

메시지라도 보내왔을까싶어

휴대폰을 

이리저리 만져본다.

 

아아ㅡ

이것이 모정의 하나인가......?!

 

슬프다.

 

항상 내곁에서

언제든 

판 뻗으면

손 잡을 수 있었던....

그 내 아들 애!

 

허전함이

새벽 냉기처럼

내눈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