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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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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과향수


BY 모란동백 2015-10-26

​추석때 남편의 집에 갔을때 보지 못했던 향수가 턱하니 있다

물론 물어 보았지 ​​.  땀냄새 때문에 인넷에서 구입했단다

박장대소를 했다 . 영감냄새 나나보네~

에~그 하나 구입할때 마누라 생각은 안나더냐고.. 무정한 양반아 ~ 

자기거 사면서 내거도 하나 사주지 ㅉㅉ

서운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분명 어느 테니스꽃뱀에게 잘 보일려고 구입했나 ?


남자가 무슨 향수냐고 반문하였지만 아무 말이 없다.

그래 묻는 내가 바보지. 이제는 집착도 증오도 아무 감정이 남아있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달래고 위로하면서...

이런 감정이 마음비움인가보다.

 

추석 이후에 서로 연락도 하지 않았고 궁금하지도 않았다

잘 지내고 있겠지 생각하며

난 열심히 아팠다 . 그리고 내몸의 이상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엊그제 토요미사에 가던 남편에게서 전화가 온다. 뭘 갖고 왔으니 가져 가란다.

절대 나의 집엔 들어오질 않는다.

마침 나도 남편이 궁금하여 밑반찬과 무우김치 고추삭힘을 락에다 싸놓고 

갖다 주어야겠다고

미루고 있었음으로 얼른 챙겨서 한보따리 싸서

남편이 가지고 온 물건과 물물교환을 했다


검은 봉지에 묵직한게 무게가 제법있네.

끌러보니 오리지날 집된장과 조그만 상자가 나온다.

무척이나 궁금하네. 상자속에서 나오는 물건은 오  마이 갓 !  향수였다.

거짓말 같은 사실 또 하나............... 난 남편에게서 선물이라곤 비누조각도 받아보지 못한

불쌍한 아내였다. 감동이다.

 

그렇잖아도 홈쇼핑에서 최미나씨의 향수이야기 꽂혀서 지름신 강림하사 지를뻔 하였는데

어찌 내마음을 알았을까 신기도 하여라 향수샤워 한번 싹해주고

음~ 냄새 맡아보니 상콤한 향에 나의 기분은 높고푸른 하늘을 찌를뻔 했네.

된장과 향수라...... 내남편은 사실 된장과 같이 구수한 면이 있는 천상 촌사람 같기도 하고

생긴건 뭐 같은데 여자 보는눈은 하늘 찌르것 같이 높다.

이 사람의 여자기준은 키크고 이뻐야되고 세련되어야 하고 테니스는 필수요 요리도 척척 ...

이중에 내가 충족시킬수 없는게 있어

별거를 선택하였고 황혼이혼도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50대과부 복과부란 옛말이 있듯이 편하긴 엄청 편했다.

결혼생활이 너무 힘들어 이제는 끝내고 싶었다. 아들이 반란을 일으킨다.

이혼하면 저에게 부담이 되니까 그러겠지

딸은 아무말이 없다. 안맞으면 할수없지 뭐......단답형이다.


이제 이혼해서 남은 긴세월을 어떻게 살아가나 망설여 지지만 과감하게 끝내고 싶었다.

하늘이 맺어준 이 인연을 끝까지 책임지려니 너무 지친다.

남편은 별거 형태로 그냥 이렇게 지내잔다. 좋지. 그래 그러자. 어차피 혼자일것 같으면

외로움과 벗 하면 되겠지. 뭐가 겁나 ?

왜 내가 애걸복걸하며 목이 길어 슬픈 사슴같이 늦은 나이에 생과부 노릇을 해야하나 

외롭고 슬프다.


나의 전화 목소리를 듣더니 많이 건강해진 것 같다며 좋아하는 남편....

그간 소식을 들어보니 퇴행성관절염이 와서 무릎이 아파 병원 치료 받는 중 이란다.

부부가 쌍곡선을 그리는구나.

마음이 짠하다. 하루종일 걸어야 되는 직업을 가졌으니 직업병일거야 .

마냥 건강에 자신 있다고 큰소리 치더니 이제는 노화앞에 무릎을 꿇는다.

된장과 향수를 선물받고 많은 생각이 든다. 그래 미우나 고우나 

부부란 인연은 끊을래야 끊을수가 없나보다.


난 이렇게 살다가 열녀비문 세우면 되고

저양반은 젊은 혈기 다 내려앉을때까지 세상 담금질 (연단) 당할만큼 당하고 난뒤

덕지덕지 붙은 세속의 때가 다 벗겨질때까지

나는 기다릴수 밖에 없는것 같다. 

구수하게 된장국 끓여서

한그릇 갖다주면 고맙겠다는 말과 함께 휑하니 가버리는 남편의 뒷자리를

마냥 바라보다 쓴웃음 지으며 집으로 들어가는 나.

 

노래의 가사처럼 우린 늙어가는것이 아니라 익어가는것이라고..........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픔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땜에 내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질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어느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주면서

 

사   랑   한   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말을 해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해도 꽃길이라 생각 할겁니다

 

우린 늙어가는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곳에 함께 가야할 사람 그대 뿐 입니다. / 노사연의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