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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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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체험


BY 그대향기 2015-10-08

요 며칠 나는 반장애인이다.

어깨통증을 중간중간 물리치료를 병행하며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일을 완전히 쉴 수가 없어 하다말다 그랬다.

드디어 고장이 제대로 나고 말았다.

왼손으로 세수도 못하게 올라가지도 않고

힘주는 일을 도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손가방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지경이다.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와 초음파촬영을 하니

어깨와 팔이 끝나는 지점에 석회화가 된게 일을 계속하다보니 염증이 생긴거라고.

완전하게 치료를 못하고 계속 무리를 주다보니

그 부분 근육들이 조금씩 손상을 입었고 염증이 생긴거다.

근데 이게 보기보다 엄청 아프다.

신경을 자꾸 누르게 되니 도무지 힘을 쓸 수가 없다.

오른팔로만 ​일을 하려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사람이 기우뚱해지는 느낌이다.

몸 전체의 균형도 틀어진다.

잠을 잘 때도 왼손을 가슴에 올리고 자야하는데

모르고 내려오게 되면 깜짝 놀라 잠이 깨기도 한다.

이 무슨 고통인지.

당장 20일 부터 700명 수련회가 잡혀있는데 큰일인데

해야 할 일은 산더미고 반장애인 신세다보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고 ​응급치료를 해 보지만 미적지근...

근육통증​젤을 듬뿍 발라보다가 생쑈를 한다.

두 팔 멀쩡할 때는 잘 몰랐는데 왼손의 역할이 이리도 클 줄이야.

오른팔을 도와주는 보조 역할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양손으로 세면대의 물을 퍼 담아 세수도 못하겠고

오른손으로 약 봉지를 뜯으면 왼손바닥에 놓고 입으로 톡~하는데

그것도 무심코 하다가  악~~~~ 소리를 지를 뻔했다.

세수 수건도 오른손으로만 걸어야 하고 손수건 한장도 제대로 못 씻을 지경이다.

무슨 이런 경우가 있다니 정말.

눈으로 보이지 않는 ​피부 속 근육의 한 부분이 탈이 났는데도 이렇게 아픈데

한쪽 팔이나 다리가 없거나 둘 다 없이 장애를 입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불편할까?

역지사지...입장을 바꿔보지 않으면 진정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일부러 장애인체험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잠깐이나마 힘든 시간이 되어보니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아쉬움이나 불편함을 이해하게 된다.

장날 고무로 만든 보조기구를 하고 장 마당을 엎드려 다니며 도움을 구하는 분들의 심정은 오죽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