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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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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리의 택배


BY 그대향기 201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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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택배가 여주에서 왔다.

며칠 전에 고구마가 한박스 여주에서 왔었는데 또 뭐지?

풀어보니 갖가지 야생화들을 꼼꼼하게 흙까지 넣어 물을 줘서 비닐까지.

그렇게 포장해서 보냈으니 상자가 묵직했구나.

세심하게 이름까지 포장지에 매직으로 적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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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리는 에세이방에서 안 친구다.

2007년 내가 처음 이 방을 들어왔다.

지금도 그렇지만 독수리타법으로 한자한자 찍듯이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글을 올리는 속도도 좀 나아졌다.

다른 사람들 글도 읽으면서 울고 웃던 지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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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리는 그 때​ 몸이 아파 힘들어했고

남편 때문에도 힘들어 했다.

글을 읽으면서 나이가 나랑 비슷할거라 생각했는데 동갑이었다.

어느 핸가 에세이방에 몇사람을 알게되고 전국을 돌며 그들을 만나러 갔었다.

경기도로 충청도로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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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만난 인연은 오프라인에서는 이어지기 힘들다고 했는데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는 몇 사람은 있다.

같이 여행도 다녔고 우리집에 놀러와서 자고 가기도 했다.

미오리네도 가서 하룻밤 자고 오기를 내가 두번.​

미오리가 우리집에 와서 자고 가기를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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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리는 남편을 먼저 보냈다.

한창 힘들어 할 때 ​전화로 위안을 준다고는 했지만 내가 얼마나 했을까마는

미오리는 그걸 참 고마워하고 있었다.

미오리가 크게 다쳐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입원을 했을 때도

그냥 친구가 되어 준 것 밖에는 없는데 또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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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울에서 무슨 상 받을 일이 있을 때

미오리는 불편한 몸으로 경기도 여주에서 서울까지 찾아 와 축하를 해 주었고

늦은 밤 여주에 내려 줬을 때도  손을 흔들어 주며 내가 자랑스럽다며 진심으로 축하해 준 친구다.

그런 미오리가 힘들게 농사 지은 고구마며 야생화를 택배로 보냈다.

늘 적게 보내줘서 미안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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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겨울 남편하고 여주에 갔을 때 혹시라도 방이 추울 까 봐 ​몇번이나 들락거렸다.

친정엄마와 함께 사는 미오리는 나랑 동갑이지만 나보다 더 많은 고통을 이겨낸 친구다.

키도 크고 다정하게 생긴 미오리는 마음도 여리고 정도 많다.

남편이 알콜중독으로 온 가족을 다 힘들게 했을 때도 끝까지 가정을 지킨 착한 아내다.

지금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두 남매들과 친정엄마와 여주에서 알뜰하게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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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안부전화하고 지내는 사이지만 서로 뭘 더 못 줘서 안타까운 친구다.

미오리를 알고 지낸지도 벌써 6~7년은 되는 것 같다.

그 동안 여주에서 창녕으로 창녕에서 여주로 꽤 많은 택배 상자가 오갔다.

내가 바빠서 여주에 갈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까 미오리네 담장 아래 자라는 야생화를

안 시들게 흙뭉쳐서 비닐 안에 물 줘서 다시 큰 비닐에 꽁꽁 매서 택배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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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네 산에 심어 둬.

 내년쯤 예쁜 꽃들이 ​향기를 기쁘게 해 줄거야.

 덜 바쁠 때 여주 한번 와.

 우리 엄마도 너 보고싶다셔.

 알았지?

 건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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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미오리야.

덜 바쁜 철에 꼭 여주 놀러갈께.

니가 만들어 놓은 다실에서 차 한잔 하며 네 꽃길에 노니는 병아리들도 구경하자.

올 겨울에는 빙판길 더 조심하고.

그 긴 다리 너무 자주 분지르면 나처럼 숏다리된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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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미오리.

공부 잘하고 착한 두 남매들이 너의 기쁨이 될거다.

모자가 참 잘 어울리는 미오리

엄마도 건강하셔야할텐데....

잘 지내다가 우리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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