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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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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내가 무엇이기에


BY 김효숙 2015-07-30

저녁때 외출하고 돌아온 남편은 어깨에 복숭아 한박스를 메고 들어왔다. 

얼마전엔  지인이 보내준 자두를 맘껏 먹었는데 그 다음에 남편 초딩 친구가

농사지은거라고 또 자두를 보내주어 나눠 먹으며 행복해 했다

요즘은 과일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낸다.

 

수박이 처음 나올때 큰 수박을 사서 먹기엔 과하다 싶어 사먹지를 않았었다.

아기를 돌보러 갔는데 쌍둥이 둘을 데리고 산책하고 얼굴이 벌게 가지고 들어왔다

문득 어제 보았던 수박이ㅣ 먹고 싶었다.

한쪽 주려나 생각했는데 암말도 안한다.

물만 한컵 따라먹고.. 속으로는 수박이 눈에  선하다

퇴근할 때까지 그놈에 수박이 먹고 싶었다.

 

나는 있는거 없는거 다 갖다 주는데 헤아림이 부족하 젊은 세대려니 생각했는데도

그냥 화가 난다.. ㅋㅋ

 

퇴근하는데 친구가 우리 집으로ㅗ 수박 한 통을 배달시켰다고 하는데 피곤한 발걸음이

가벼웠다. 집에와서는 수박을 잘라 끼고 앉아 실컷 먹었다.

여름 내내  과일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집안에  펼쳐 놓은  복숭아들이 볼그스레한 얼굴로 웃는다. 나도 웃는다.

누구도 갖다줘야하고 누구도 갖다줘야한다하는 내 중얼거림에

남편은 그래그래 한다.. 내일이면 또 초딩 친구가 보낸 복숭아가 도착한댄다.

 

이제는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먹는것이 나의 바램이다.

나누어줄 생각에  복숭아를 먹는 맛이 더 맛이 있다

 

한주 지나면 원주에 사는 내 친구가 복숭아 한박스를 또 보낸단다.

여름엔 맘껏 과일한번  못사먹는데 내가 무엇이기에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는것일까

 

이십년전 우리 남편은 잘 나갔었다. 외국인 제약회사인데 세계 2위하는 회사였다.

그땐 풍족한 삶에  마음도 더 여유로웠던 기억이 난다.

수박을 한통 사서 먹다가  내 주위에  이런 수박도 못사먹는 이웃이 있나 생각하다가

옆 골목에 아픈 시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착한 이웃이 있었다.

그 집으로  수박 한통을 배달시켰더니..고맙다고 하던 생각이 난다.

 

사랑은 공짜가 없나보다..나눔은 배가되고 배가 되어 부메랑처럼 내게 돌아오니 말이다.

남은 삶 아낌없이 나눠주고 살아야지  길을 가다가 부딪쳐도 미소를 지을수 있는 사람으로 말이다.